◀앵커▶
서산의 한 초등학교가 석면 공사 때문에
돌봄교실을 당분간 운영하지 못하게 됐는데요.
마을 주민들이 방학을 맞아 오갈 데 없어진
학생들을 위해 직접 돌봄교실을 열었습니다.
이승섭 기자입니다.
◀리포트▶
초등학생들이 행운을 기원하는 장식품인
라탄을 만듭니다.
학생들이 모인 이곳은 학교 교실이 아닌
행정복지센터의 대회의실.
선생님은 마을 주민입니다.
서산의 한 초등학교는 새해 들어 석면 공사에
들어가면서 방학 중 돌봄교실의 운영을
중단했습니다.
방학이라 돌봄이 필요한 학생들이 많았는데,
주민들이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행정복지센터가 수업 공간을 제공하고,
주민 11명은 스스로 강의를 준비했습니다.
교육지원청이 지급하는 소정의 봉사료는
모두 아이들의 간식비에 보탰습니다.
최진희 서산시 고북면 마을교사
"우리가 방학 동안에 애들을 그냥 둘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공예 강사분한테
여러 가지 공예를 석 달 반 동안
(배웠습니다.)"
덕분에 초등학생 30여 명은 학교가 문을 닫은
2주 동안 영어와 수학 과목을 배우고,
다양한 취미 활동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구은솔 서산 고북초등학교 4학년
"학교에서는 못 하지만, 여기에서
친구들이랑 재미있게 놀 수 있어서 좋아요."
마을교사들은 학기 중에도 자신의 특기를 살린
강의를 열어 교육 여건이 열악한 시골 마을에서
마치 학원강사 같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완택 서산교육지원청 교육장
"지역에 있는 문화·예술이라든가 지역
어르신들의 지혜를 함께 한다면 돌봄과
배움의 기능을 할 수 있겠다고 판단해서"
충남교육청은 학교 정규 교육 과정과의 연계를
확대해 현재 도내 129개 마을에서 운영하는
마을교사의 역할과 지원을 늘릴 계획입니다.
MBC 뉴스 이승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