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과 휴일, 아산과 충북 진천에서
2주 동안 격리생활을 한 우한 교민 7백명이
모두 집으로 돌아갔죠.
처음엔 일부 반발했지만 '어려울 때 돕자'며
받아들인 지역 주민들의 이야기는 10여년전
검은 재앙으로 신음하던 태안에 한걸음으로
달려왔던 자원봉사자들의 이야기와도
닮아 있습니다.
재난 극복의 가장 큰 힘은 '모두가 이웃'이라는
따스한 마음입니다.
최기웅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우한 교민들이 타고 떠나는 버스엔 작은
현수막이 걸렸습니다.
'아산을 사랑한다', '아산에 다시 오겠다'
잊고 싶은 기억이지만 다시 오고 싶은 이유는
'어려울 때 돕자'며 나선 주민들에 대한
고마움입니다.
고사리손으로 써 보내준 편지와 시민들의
격려 메시지 등 이웃들의 따뜻한 관심은
격리생활을 이겨내는데 큰 힘이 됐습니다.
[김선애/아산시 송악면]
"다 한마음 돼서 일심동체로 (우한 교민을)
안았죠. 아무 일 없이 가서 너무 기쁘고.."
12년전, 사상 최악의 기름유출사고로 실의에
빠진 태안을 구원한 것도 평범한
이웃들이었습니다.
'우리는 이웃'이라며 태안으로 달려온 123만
자원봉사자의 물결은 검은 기름을, 검은
눈물을 닦았습니다.
코로나 19는 평범한 사람들의 평온한 일상을
위협하는 재난입니다.
네 식구가 자가격리됐다 해제 통보를 받은 한
가장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 계정에.
이웃들이 문앞에 놓고 간 치킨과 콜라, 붕어빵 등이 큰 힘이 됐다며 결국 우리를 구원하는
것은 '따스함'이라고 적었습니다.
지역사회 감염 우려까지 커지면서 코로나 19
사태는 아직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이웃'이라는 따뜻한 마음과
배려는 재난을 극복할 수 있는 가장 큰
힘입니다.
MBC NEWS 최기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