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사기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이
우연히 또다른 보이스피싱 범행을
현장에서 목격하고 범인을 붙잡았습니다.
길거리에서 우연히
다른 지역 번호판을 단 택시를 따라간
경찰의 촉이 한 몫 했습니다.
이승섭 기자입니다.
◀리포트▶
충남 홍성군 홍성읍의 한 삼거리에
수도권 번호판을 단 택시 한 대가 서 있습니다.
지역에서 보기 힘든 다른 지역 택시는
마침 주변을 지나고 있던
경찰들의 눈에 띄었습니다.
경찰들은 택시를 뒤따르기 시작했습니다.
김선재 홍성경찰서 경장
"신분을 숨기기 위해서 택시를 이용해서 현금 결제를 하는 방법으로 상당히 먼 거리를 이동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아파트, 은행 등이) 밀집해있는 상권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발견하고"
택시가 아파트 단지 앞에 멈춰 서자
한 남성이 내리고,
잠시 뒤 아파트 단지에서 종이가방을 손에 든
60대 여성이 누군가와 통화를 하며 걸어옵니다.
이 여성이 택시에서 내린 남성과 만나자
숨어서 지켜보던 경찰들이 접근합니다.
경찰
"전화 끊으세요. 전화 끊으시라고. 뭐예요, 이게?"
종이가방 안에는 돈뭉치가 들어 있습니다.
이 여성은 낮은 금리로 대출해 준다는
보이스피싱 사기범에 속아
2천7백만 원을 건네주려던 참이었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보이스피싱 사기범을 잡은
이 경찰들은 다른 보이스피싱 사건 수사를 위해
외근에 나선 길이었습니다.
김선재 홍성경찰서 경장
"피해가 한 번 발생하면 피해금을 회수하기가 현실적으로 많이 어렵거든요. 그래서 될 수
있으면 현장에서 잡아서 피해금을 바로
압수해서 피해자에게 돌려주는..."
경찰 조사 결과 70대 보이스피싱 현금 수거책은
자신도 세 차례나 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하고도
범인이 잡히지 않자
오히려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이 남성이 인천과 강원도 원주에서
비슷한 수법으로 범행을 저지른 사실을
파악해 구속하는 한편, 공범을 뒤쫓고 있습니다.
MBC 뉴스 이승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