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명을 뽑는 데 2천여 명이 몰린 곳,
대학 입시나 취업 현장이 아니라
천안시가 방학에 일할
대학생 아르바이트를 모집한 결과입니다.
일자리 찾기 어려운 상황 속에 시급도 높고, 행정기관에서 경험도 쌓을 수 있는 덕분인데,
경쟁이 치열해 공개 추첨까지 한다고 합니다.
김윤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공개 추첨이 열린다고 적힌 안내판.
겨울방학을 앞두고 천안시가
다음(1) 달부터 한 달간 민원이나 행정업무를 보조할 대학생 아르바이트생을 뽑는 날입니다.
분야별로 나눠 모두 110명을 뽑는 데
무려 2천 2백명 넘게 몰렸습니다.
전체의 30%, 서른 명 남짓인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위한 특별선발을 빼면
경쟁률이 최고 30대 1에 달합니다.
방학마다 한 차례, 1년에 2차례 뽑는
아르바이트생이 되기 위해
재수, 삼수에 도전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이지혜/남서울대 2학년]]
"첫 번째, 두 번째 (신청)하고 나서는 너무 떨어졌으니까 이번 만큼은 꼭 붙어보자 해서..이번에는 지켜보고 아니면 또다시 한번 도전해보는 게 어떨까..."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아예 공개된 장소에서
신청자들이 직접 지켜보는 가운데
전산 프로그램으로 당첨자를 가리는
진풍경마저 해마다 벌어지고 있습니다.
공정함을 더하려고 경찰관은 물론,
시청 감사관실 직원까지 자리합니다.
[임찬미/나사렛대 3학년]
"혹시나 결과가 좋을 것 같기도 하고, 예감이.
되면 열심히 할 거예요."
무엇보다 인기의 비결은 시급,
최저임금을 주는 대부분의 아르바이트와 달리,
천안시는 자체 생활임금을 적용해
내년 기준 만 원대 시급을 지급합니다.
여기에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이른바 '공시생'이 크게 늘면서 괜찮은
경력 쌓기로 입소문이 난 것도 이유입니다.
[최훈규/천안시 자치민원과장]
"20에서 30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아마도 행정 경험을 체험하는 동시에 또 학비 마련에도 도움을 줄 수 있어서.."
경쟁률을 낮추려 최근 2년간 참가했거나
휴학생은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는데도
하루 8만 원의 일당과 공무원에 대한
높은 관심이 맞물리면서 '행정 알바'는
해마다 상한가를 기록 중입니다.
MBC 뉴스 김윤미입니다.
(영상취재: 윤재식, 그래픽: 정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