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지엠 보령공장에서
40대 작업자가 유압 기계에 끼여
숨진 안타까운 사고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노조는 물량 압박 속에 기계 작동을
멈추지 않고 위험한 환경에서 정비하다
변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윤웅성 기자입니다.
◀리포트▶
사고가 난 차량 변속기 케이스 가공
설비 내부입니다.
안으로 들어가려면 안전문을 우선
열어야 합니다.
문을 열면 빨간색 안전 스위치에
꽂혀 있는 키가 자동으로 빠지면서
붉은색 불빛이 들어오고,
기계는 작동을 멈추게 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 씨가 숨진 작업장
안전 스위치에는 문이 열려도
기계가 돌아가게 하는
이른바 '바이패스 키'가 꽂혀 있었습니다.
이 씨가 이 키를 껴 놓은 채로
정비를 하다 갑자기 기계가 작동해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만약 이 키를 꽂지 않았더라면
기계의 작동이 멈춰, 사고 자체가
발생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동료들은 사측의 물량 압박 속에
이 씨와 같은 작업자들이 기계를
멈추지 않고 위험한 정비 작업을
하는 경우가 빈번했다고 주장합니다.
박정현
/ 금속노조 한국지엠 보령지회 노동안전부장
"사측은 늘 조합원들을 경쟁시켰습니다.
정해진 물량 생산을 위해 "이 정도는
괜찮겠지, 나 때문에 생산에 문제가 생기면
안 되니까"하는 마음으로 늘 불안해하며
비정상적인 작업을 해왔습니다."
또, 하루에 많게는 20번씩 울리는 경보에
위험한 정비 작업 등을 혼자 해야 했고,
사측에 지속적인 수리 등을 요구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했습니다.
이승수 / 민주노총 세종충남 수석부본부장
"(사측은) 노동자들에게 물량압박과
작업 속도로 인한 위험 작업을 강요하는
작태를 중단하라. 정비 작업 시 전원을
차단하고 협착 방지를 위한 추가적인
안전조치를 시행하라."
한국지엠 측은 사고 원인 등의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잦은 고장에도
사측의 조치가 미흡했는지와 안전수칙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윤웅성입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