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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현장은 변한 게 없다" 태안화력 근로자 숨져/데스크

◀앵커▶  

길이 4미터, 2톤이 넘는 석탄 운반용

스크루 장비를 운반하던 60대 화물차 기사가

장비에 깔려 어제 숨졌습니다.



지난 2018년 12월, 故 김용균씨가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숨졌던

바로 그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2년도 안 돼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고 김용균 씨 사망 이후 '위험의 외주화'를

없애자고 했지만 현장엔 달라진게 없었습니다.



김태욱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어제 오전 9시 반쯤,

65살의 화물차 기사 이모 씨는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안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빙글빙글 돌아가며 석탄을 운반하는

스크루 5대를 자신의 화물차에 싣고,

정비업체로 옮길 준비를 하던 중이었습니다.



거대한 쇳덩이를 2단으로 쌓아

화물칸에 고정하려던 순간,



무게 2톤짜리 스크루가 떨어지면서

이 씨를 덮쳤습니다.


구급차에 실려 태안의료원으로,

또 닥터헬기를 타고

천안 단국대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이 씨는 결국 숨졌습니다.



사고 발생 2시간 50분 만이었습니다.



[태안소방서 관계자]  
"중증 외상으로 파악이 됐고 닥터헬기로

인계할 때 까지는 심정지는 아냐"



과다 출혈로 이 병원 저 병원을 옮겨가며

사경을 헤매던 그 시각,



태안화력발전소 내부에선

보고서 1부가 작성되고 있었습니다.


이 씨가 사망한 불과 몇 시간 뒤에

완성된 것으로 보이는 이 보고서에는

사고의 과실 책임이 본인,

즉 숨진 이 씨에게 있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아직 경찰에서 사고 원인 조사에

착수하지도 않은 시점,

이미 결론은 나 있었습니다.



[임선빈 /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 기술지원처장] 
"조금 미비한 점이 있었으니까

사고가 난걸로 생각이 되어지고

그(사고 원인) 부분에 대해서는 경찰에서

조사를 하고 있으니까 제가 좀 언급하기가.."



사고 당시 현장에는 태안화력 소속

안전감독관 1명, 정비업체 2명,

그리고 차량 운전자 3명이 더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형 스크루를 화물차에 묶는 일은

운전을 맡은 이 씨 혼자

담당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스크루 해체 업무는 태안화력에서 수십 년째

A 정비업체에 하청을 맡겨 왔습니다.



그런데 해체한 스크루의 지게차 운반은

B 하청업체가 또 화물차 운반은 A 정비업체에서

일일 계약한 개인 운전자에게 맡겼습니다.



한 작업을 여러 군데 업체가 나눠 맡는 기형적인 구조가 결국 위험한 업무를 홀로 게 만드는 상황을 만들었다고 노동계는 지적하고

있습니다.



[박준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노동안전보건국장

"물건을 하나 싣는데 3개의 회사와 특수고용 노동자가 동원돼야 되는.. 이번 사고도 복잡한 고용구조가 만든 사고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



경찰은 전담수사팀을 꾸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이 씨의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현장에 있던 태안화력 직원

등 6명을 불러 조사할 계획입니다.



[조상규/충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장] 
"현장에는 정비업체 직원 포함 총 6명이 있었는데, 과실여부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고 원인에 대해 엄정하게 수사 할 예정입니다."



[김태욱 기자]
"故 김용균씨가 이곳 태안화력에서 숨진 뒤 위험의 외주화를 막자며 산업안전보건법까지 개정됐습니다. 하지만 위험의 외주화가 부른 참극은 결국 같은곳에서 되풀이되고 말았습니다.



MBC뉴스 김태욱입니다."
최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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