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19 백신 휴가제를
적극 권하고 있지만 근로 환경에 따라
백신 휴가를 엄두도 내지 못하는 곳이
많습니다.
아파트 경비도 그런 직장 중 하나인데,
세종의 한 아파트에선 경비원들도
백신 접종에 대한 부담이 전혀 없다고 합니다.
김광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세종의 한 아파트에서 5년째
미화 노동자로 일해 온 69살 이금선 씨.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하면서
이 씨는 고민이 컸습니다.
부작용에 대한 걱정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출근은 어떻게 해야 할지,
직장 근무에 대한 우려가 컸습니다.
이금선 / 미화 노동자
"백신 맞고 이튿날 나와서 근무를 해야
하는데 이거 근무를 하면 몸에 좋으려나
안 좋으려나 모르고, 안 나오면 또 월급도
조금 까지는 건가 그것도 걱정이 되고.."
아파트 경비 일을 하는 최기섭 씨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격일로 24시간씩 근무를 하는
직업 특성상 백신 접종으로 일을 쉬면
동료들에게 피해가 갈까 걱정이 앞섰습니다.
그런데 이런 걱정은 백신 유급휴가로
깔끔히 정리됐습니다.
아파트 입주자 대표 회의에서 경비 등
아파트 노동자 16명에게 백신 휴가를
주기로 한 겁니다.
60~70대 고령 노동자가 많고
넓은 구역에서 혼자 일하는 경우가 잦아
위급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결정이었습니다.
유급휴가는 백신 2차 접종 때도 똑같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금숙 / 아파트 입주자 대표
"우리가 우리 가족을 위하지 않으면 누가
우리 가족을 위하겠어요. 그래서 저희는
가족이다 생각을 하고 여사님들이나
직원분들의 복지에 힘을 쓰는 그런 차원에서.."
일에 대한 걱정은 잠시 접고
마음 편히 백신을 맞고 건강을 챙기고 나니
일에 대한 애착은 더 커졌습니다.
최기섭 / 경비 노동자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어요. 유급휴가를
주셔서 3일 연속 쉰 다음에 충분히 회복하고
또 와서 이렇게 편안한 마음으로 주민들께
고마운 마음으로 근무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백신 휴가를 적극 권하고 있고
이미 국민의 30%가 1차 접종을 마쳤지만
아직도 주말을 이용해 백신을 맞고
해열제로 버티며 일하는 노동자들,
조금 불편해도 나보다는 우리라는 생각이
모두가 힘든 코로나19 상황을 이겨내는
또 하나의 힘이 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광연입니다.
(영상취재: 양철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