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도심 한복판에 땅굴을 파
기름을 훔치려던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지하에 매설된 송유관까지 땅굴을 팠다가
적발됐는데, 전직 한국석유공사 직원까지
범행에 가담했습니다.
이승섭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충남 천안 도심에 있는 한 2층짜리 창고.
건물 1층 안으로 들어가자 환풍기가 달려 있고,
모래주머니가 가득 쌓여 있는 공간이 나옵니다.
그런데 안쪽에는 땅이 깊이 4미터 정도로
파여 있습니다.
"들어오지 마요. 위험해."
내려가보니 높이 90센티미터, 폭 75센티미터의
지하통로가 발견됐습니다.
모래주머니로 앞이 막혀있지만
궤도가 깔려있고 길이만 15미터가 넘습니다.
이 통로는 지난 2월 50대 총책 등 절도단
9명이 만든 땅굴입니다.
이들은 지하에 매설된 송유관에서
기름을 훔치기 위해 4개월 동안 길이
25미터의 땅굴을 팠습니다.
전직 한국석유공사 직원 2명을 포함해
동종전과가 있는 이들이 범행에 가담했습니다.
설치 기술자와 굴착 작업자 등으로 역할을
나눴고, 훔친 기름을 저장하고 팔기 위해
범행 현장에서 약 20km 떨어진 주유소까지
임대했습니다.
땅굴이 발견된 장소는 많은 사람과
차량이 오가는 도로 밑이었는 데
지반이 무너졌다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 했습니다.
정선영 / 대전경찰청 형사기동대 경감
"하루 2만여 대의 차량이 오가는 도로 지하에서 송유관까지 다 팠고, 거기서 자금난 때문에 못 파고 다시 메웠던 것으로 조사가 되었습니다."
경찰은 총책 등 6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일당 3명을 불구속 입건했으며,
붕괴 위험이 있는 범행 현장을 복구했습니다.
MBC뉴스 이승섭입니다.
◀ E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