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화가로 불리는 네덜란드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 60여 점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귀한 원작이라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지만,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바로 작품들이 레플리카, 복제품이기
때문인데요.
가짜라서 푸대접받던 복제품들이 요즘 진짜
못지 않게 인기를 얻는 이유 취재했습니다.
김윤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동료 화가 폴 고갱과의 작업을 기대하며
희망을 뜻하는 노란색으로
힘이 넘치는 붓질로 그려낸 해바라기.
파리 생활에 지쳐 남프랑스 아를에 마련한
방과 별이 무수히 빛나는 밤의 풍경까지..
모두 네덜란드 출신의 세계적인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대표작들인데, 60여 점이
당진의 미술관에서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화가가 직접 그린 원작이 아닌
'레플리카', 즉 복제품입니다.
원작자가 손수 작품을 재현한 건 아니지만
보존과 학습을 위한다는 레플리카 취지에 맞춰
원작의 느낌을 최대한 살려 제작됐습니다.
[인치수/당진문화재단 전시기획자]
"물감의 질감까지 거의 완벽하게 재현했다고 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그 위에
마감액을 두께감 있게 처리함으로써 실제
작품과 비슷한 느낌을 느끼실 수 있도록..."
[이다인/전시 안내봉사자 ]
"고흐가 어떻게 그림을 그렸는지
한 번 손으로 만져보세요.
여러 가지 붓질이 어떻게 되어 있나 .."
원작이라면 훼손 등을 이유로
만져보기는커녕 사진 찍는 것도 쉽지 않지만
이곳에서는 맘껏 만지며 질감도 느껴봅니다.
[김신혜/당진 원당초 2학년]
"그림을 직접 만질 수 있어서 좀 달랐고,
그림을 만져 보니까 울퉁불퉁하고 딱딱한 느낌이 들었어요."
전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원작들을
한곳에 모으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만큼
진짜가 아닌 가짜라도 좋다는 반응입니다.
작품 대여와 수송, 보험에 드는
천문학적인 비용 때문에 비싸지는 관람료 역시
복제품이어서 몇천 원 수준입니다.
[최현주/당진시 읍내동]
"부담감 없이 직접 만져볼 수 있고, 프로그램을 쉽게 체험할 수 있고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저는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귀한 몸인 원작이 아니라는 이유로
미술계에서 푸대접을 받던 복제품.
하지만 5년 전 국내에 처음 선보인 이후
오감으로 미술을 느끼려는 흐름과 맞물려
최근에는 원작 전시회 못지않은
나름의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윤미입니다.
(영상취재: 윤재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