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만물이 잠에서 깬다는 경칩을 지나
이제 완연한 봄인데요,
요즘 산 아래 웅덩이 곳곳에서 개구리 알을
쉽게 볼 수 있는데 보 같은 인공 시설물들이
개구리의 산란을 방해하고 있습니다.
생태계 파괴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인데,
환경단체가 개구리 구출 작전에 나섰습니다.
김광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자연생태보전지역인 대전 동구 세천저수지
직하류에 설치된 조그만 보 인근,
물 웅덩이 곳곳에 기후변화생물지표종인
북방산개구리 알 수백 개가 떠있습니다.
보 아래쪽에서 겨울잠을 자고 일어난
개구리들이 보 위쪽, 물이 잔잔한 곳으로
올라와 알을 낳은 겁니다.
하지만 산란기 개구리들이 이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보 때문입니다.
빨판이 있어 벽을 오를 수 있는 청개구리와
달리 북방산개구리는 급격한 경사로를
오르기 어렵습니다.
문광연 / 한국양서파충류학회 이사
"짝짓기를 하고 이동을 할 때 큰 보라든지 큰 장애물 있으면 상당히 이동하기 어렵습니다.
북방산개구리 전체 번식에도 큰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환경단체들이 북방산개구리들이 밟고
올라갈 수 있는 개구리 사다리를 설치했습니다.
실제 사다리를 타고 보를 올라가는
개구리 모습이 포착돼 활동에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환경단체들은 보의 경사를 더 완만하게 만들고,
우수관이나 하수로도 수직벽이 있는 U자형이
아닌 경사가 완만한 V형으로 만드는 등
근본적인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임도훈 / 대전충남녹색연합 활동가
"보나 인공 여울이나 이런 시설물들 때문에
생태계 연속성이 단절되면서 서식지 훼손 등의 영향이 있습니다. 기능을 상실한 노후 보 같은 경우에는 기능평가를 다시 해서 과감하게
철거할 필요도 있고요."
또 민간 영역에서 감당하기엔 역부족인 만큼
종을 보전하고 서식지 훼손을 막기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노력도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MBC뉴스 김광연입니다.
(영상취재: 여상훈
화면제공: 문광연, 파주환경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