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전 둔산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
일정 가격 밑으로는 아파트 매물을 내놓지
말라는 입주자 협조 공고문이 붙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협조 공고문을 붙인 입주자 대표는
주변 아파트에 비해 그동안 제값을 받지 못해 한 일이라는 입장인데, 사실 그동안 일부
지역에서 주민들끼리 암암리에 주택 매매가격을 정하는 일들이 종종 있었지요.
하지만 최근 개정된 법에 따르면
'공인중개사법 위반' 즉 가격 담합행위가
될 수 있고 처벌받을 수도 있습니다.
김태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대전 도심 번화가와 인접해 있는 한 아파트
단지입니다.
지난달 20일, 이 아파트 입주자회의에서는
만장일치로 아파트 매매 가격 하한선을 정해
주민에게 공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아파트 게시판에는 일정 가격 밑으로
아파트 매물을 내놓지 말라는 입주민 협조
공고문이 붙어있습니다."
지난달 A아파트의 최고 실거래가는
76㎡와 104㎡ 기준 각각 2억 천만 원과 3억
3천5백만 원이었는데, 공고문에 적어놓은
매매 하한가는 실거래가보다 최소 1억 3천만
원 가량 높습니다.
공고문을 붙인 아파트 입주자 대표는 학군이나 교통 편의성이 뛰어난데도 그동안 가격 면에서 저평가를 받아 한 일이라는 입장입니다.
[A 아파트 입주자 대표 회장]
"우리 아파트의 매매 가격이 주변 정상거래 가격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제값 받기를 하려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이 담합이라고 얘기할 수는 없지 않으냐."
그동안 일부 인기 지역에서는 주민들끼리
아파트 가격을 정하는 일이 종종 있어
왔습니다.
가격 정보가 투명해진 요즘 이런 담합행위가
무의미하다는 주장도 있지만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 주택 가격이 왜곡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서용원 /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대전지부장]
"어떻게 보면 공정거래법 위반의 소지도 있고, 우리 공인중개사 입장에서 봤을 때도 업무방해에 해당될 수도 있거든요."
최근 대전의 집값이 한 달만에 0.77%올라
전국 최고 상승률을 보인 가운데,
정부는 개정된 공인중개사법을 통해
부동산 질서를 혼란시키는 입주민간의
담합 행위에 대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 등
처벌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MBC뉴스 김태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