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청각 장애인이 처음 접한 노래를
음정에 맞게 따라 부를 수 있다면 어떨까요?
청각 대신 촉각으로 소리를 인식하는 기술이
개발된 덕분인데요.
청각 장애인의 음악교육뿐 아니라, 언어 재활 훈련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고병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생후 이틀 만에 청력을 잃은
청각장애 2급 청년이 처음 접한 노래를
반주에 따라 부릅니다.
"반짝반짝 작은 별, 아름답게 비치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개발한 촉각 피치 시스템
덕분입니다.
음악과 사용자 목소리의 주파수 신호를 분석해
음의 높낮이를 맞추고,
이를 장갑에 부착된 센서를 통해 손가락에
진동으로 전달합니다.
직접 듣지 않아도 손가락 마디의 감촉으로
뇌를 자극하는 감각 치환 원리를
이용한 것입니다.
"장갑을 끼면 3옥타브 36개의 음계를
촉각 패턴으로 전달할 수 있습니다."
청각 장애인을 상대로 한 임상 연구 결과
음역이 넓어지면서 음정 정확도가 3배 가량
높아졌습니다.
[조정환/강남대학교 사회복지학 박사과정(청각장애 2급)]
"(인공와우 수술을 해도) 음정을 구분하기가
어려웠거든요. 그 반대로 새로운 감각인
촉각으로 한 번 훈련을 해보니까 확실히
음정의 크기 세기 약함을 구분할 수 있었고."
연구팀은 이 기술이 청각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음악 교육뿐 아니라, 의사소통 개선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신승용 /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선임연구원]
"말을 할 때 억양이나 높낮이나 그런 의미를 파악하거나 의미를 전달하는 데 유용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특수교육 또는 훈련 기법 표준안으로 만들기 위해
장애인 단체와 공동 연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MBC 뉴스 고병권입니다.
영상취재: 신규호
화면제공: 한국전자통신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