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오전부터 30도에 육박하는 불볕더위 아래
발달장애인 자녀는 둔 부모들이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서 시위를 벌였습니다.
지난달 충북 청주에서 발달장애인 가족
3명이 숨지는 등 잇따른 장애가족 참사가
정부 정책 실패에 따른 인권 재난이라는 걸
온몸으로 호소한 건데요.
김성국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흰색 옷을 입은 시민 30명이
도심 속 도로를 뒤덮었습니다.
아스팔트에 닿은 이마는 어느새 거뭇해졌고,
얼굴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혔습니다.
해가 중천에 뜨기도 전인데,
이미 도시의 기온은 30도에 육박합니다.
"뜨겁게 달궈진 아스팔트의 온도는 40도를 훌쩍 넘어섰습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바닥에 대고 절을 하는
오체투지.
한 시간 넘게 2km를 이동하는 강행군에도
지친 이는 아무도 없습니다.
"(참사) 참사, (멈춰) 멈춰!!"
거리로 나선 이들의 대부분은
발달 장애인을 자녀로 둔 부모입니다.
한만승 /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대전지부 장
"부모가 (발달장애인) 자식을 살해하고, 같이 자살하는 이런 형태들이 계속 반복되고 있는 것을 이제는 좀 멈춰야 되지 않느냐..."
지난 달 충북 청주에서 지적 장애를 앓던
일가족 3명이 숨지는 등 최근 2년 간
발달 장애인이 있는 전국 가정에서 23건의
비극이 벌어졌습니다.
성인이 되어서도 자립 기반이나 보호 기관조차 마땅치 않다보니 가족들이 모든 걸 책임져야
하는 현실이 정부와 사회의 무책임이 만들어낸
인권 재난이라는 걸 알리기 위한 겁니다.
서동현 / 발달장애인
"매주 일요일에 요리를 배우고 있습니다. 엄마 도움 없이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지난달 말 제주에서 처음 오체투지를 시작한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이들은 고용과 교육, 복지 등의 분야에서
발달장애인 가정을 위한 지원 체계를 마련해
달라며, 다음 달 2일까지 전국을 돌며 행진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MBC뉴스 김성국입니다.
(영상취재: 양철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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