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년 전, 태안화력에서 작업 도중 숨진
故 김용균 씨 사고와 최근 집배원의 잇단
사망 등 사업장에서 중대재해가 날 때마다
많은 대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말뿐인 보여주기식 대책에 그치고 있고
정부와 사업장의 미온적인 대처로 노동자의
안전은 여전히 위협받고 있습니다.
이승섭 기자입니다.
◀리포트▶
위험천만한 컨베이어 벨트를 혼자 점검하다가
숨진 故 김용균 씨.
진상 규명을 위해 꾸려진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는
책임있는 조사와 대책 이행을 위해 국무총리
훈령에 근거한 기구로 세워졌습니다.
[전주희 / 석탄화력 특조위 조사위원]
"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할 노동자의 위험을 정부 책임 하에 조사하고 해결하는 조사위원회라는 의미를 부여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특조위는 하청 노동자들의 직접 고용 등
위험의 외주화를 막기 위한 22개 권고안을
정부에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3개월이 지난 현재, 바뀐 거라곤
노동자에게 주어진 7백 원짜리 방진마스크 뿐.
특조위의 권고안을 이행하겠다는 정부의
구체적인 기약조차 없습니다.
[이태성 발전비정규직연대회의 간사]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약속했던 특조위 권고안만 이행하더라도 발전소에 있는 노동자들은 더 이상 죽지 않을 것입니다."
높은 노동 강도와 근무 중 사고로
집배 노동자의 사망이 잇따르자 지난 2017년,
집배노조를 중심으로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기획추진단이 구성됐습니다.
기획추진단이 인력 충원과 토요 근무 폐지 등
7개 권고안을 내놓았지만, 역시 변한 건 없었고
집배원들의 안타까운 죽음은 계속됐습니다.
[허소연 전국집배노조 교육선전국장]
"결과가 나오면 잘 이행되고, 길게 놓고 봤을 때 노동 조건이 나아질 수 있겠다는 실낱같은 기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혀 지켜지고 있는 것이 없고."
노동계는 정부가 각 진상조사단의 권고안을
참고용이나 생색내기 정도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행점검위원회를 구성해 권고안이 현장에
반드시 적용되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MBC 뉴스 이승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