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한국전쟁 74주년을 맞아
민간인 희생자들을 조명하는 기획보도,
마지막 순서입니다.
한국전쟁 학살사건 조사를 담당하는
2기 진실화해위원회는 내년 5월,
활동을 마무리하는데요.
위원회가 해산하면 진실규명은 물론
심지어 유해발굴을 이어갈 수는 있을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박선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해 진행된 서산 부역혐의 희생사건
피해자들의 유해 발굴작업.
60m 길이의 방공호를 따라 켜켜이
포개진 백골들이 드러나자, 이제
할아버지가 된 아들은 눈물을 참지 못합니다.
박종만 / 유족(지난해 5월 30일 뉴스데스크)
"나이가 지금 83살인데 간신히 올라왔어. 여기 와서 보려고. 내가 죽어야 할 텐데 얼른 죽진 않고.. 아이고 너무 분해.."
한국전쟁 당시, 부역혐의 등으로 군·경에 의해 학살된 민간인은 최소 30만 명으로 추산됩니다.
진실 규명에 나선 1기 진실화해위원회는
지난 2005년부터 5년간 활동했고, 2020년
출범한 2기 활동도 내년 5월 종료됩니다.
문제는 현재까지 접수된 부역혐의 사건
만여 건 중 종결률이 절반에도 못 미쳐
나머지는 언제 진실이 밝혀질지 모른다는
점입니다.
더구나 진화위는 과거사정리법에 따라 최초
진실규명 조사개시 결정 이후 3년, 그리고
대통령이나 국회에 보고한 뒤 1년까지 연장할 수 있는 임시 기구에 불과합니다.
임나혁 / 진실화해위원회 전문위원
"진실화해위원회가 내년이면 마무리를 하게 되거든요. 시간적인 부분에서 굉장히 촉박하다고 생각을 하고 있고.."
또 현행법에는 배상과 보상 규정이 없어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개별 소송을
해야 하고, 또 유해 발굴 사업을 위한
근거도 없습니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진화위 조사기간 연장을 비롯해 상시 기관인 진실화해재단 설립 명문화, 배상 보상 기준과 유해 조사 발굴 근거 마련
내용 등을 담은 법안을 17개나 발의했지만,
이념 정쟁에 휘말리며 모두 폐기됐습니다.
박정현 / 국회의원(국회 행정안전위원회·대전 대덕구)
"위원회 인력 구성을 다시 정상화해야 하는 과제가 있고요. 두 번째는 위원회 활동의 연장 또는 상설화를 위한 입법활동과 진실화해 재단 설립을 가시화하는 것입니다. 이 입법 활동을 위해서 최선을 지금 다 하려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억울한 죽음을 규명할 상시 기구,
그리고 추가 유해 발굴을 위한
법적 기준은 언제쯤 만들어질 수 있을지
진실을 뒤덮은 안개는
수십 년째 걷히지 않고 있습니다.
MBC뉴스 박선진입니다.
◀ E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