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앞서 보도드린 CCTV 교체처럼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서 벌어지는 공사 입찰을 둘러싼 비리
의혹 등은 업계에서는 이미 관행으로
여겨지고 있는데요.
입찰 설계를 하는 업체가 제품까지 좌지우지
할 수 있다보니 단돈 '1원'에 설계감리를
맡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어서 윤웅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비리 의혹이 불거진 해당 아파트 CCTV 공사
입찰은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국토교통부의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 즉
K-아파트를 통해 최저가 입찰이 이뤄진 만큼
절차상으로는 하자나 위법 사항이 없기
때문입니다.
장경숙/아산시 주택관리팀장
"공동주택관리법이나 (국토부 고시) 사업자 선정 지침에 적합하게 추진했는지 여부는 면밀히 검토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입찰 설계부터 특정 제품으로 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낙찰 업체를 좌지우지하는 것은
이미 관행이라는 것이 업계측의 말입니다.
업계에서는 이를 입찰 설계가 짜 맞춰졌다는
뜻으로 특정 제품으로 '락 걸었다'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입니다.
제품 제조사에서 전국 대리점으로 공지가
내려오고, 특정 업체에 최저가 견적서를
내준다는 겁니다.
의혹이 제기된 해당 아파트의 경우에도
입찰을 설계한 업체가 자사 제품에 대해
낙찰된 업체를 제외한 다른 업체에는
수백만원 씩 높은 가격으로 제각각으로
견적서를 발행했습니다.
CCTV 시공업체 직원
"너희 제품으로 우리가 설계를 해줄게, 그래서 담당자한테 줄게, 그러면 우리한테 제품 가격을 싸게 줘…. 설계를 못 한 업체들은 대리점 단가밖에 구매를 못하거든요."
심지어 인근 다른 아파트의 경우
단돈 '1원'에 설계감리가 진행되기도 했는데,
이는 결국 자사 제품 판매를 통해 그만큼
비용을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제조사가 마음대로 가격을 정하다 보니
공사비가 부풀려질 가능성이 있고, 그 경우
피해는 고스란히 입주민들에게 돌아갑니다.
이상미/아산 00아파트 동대표
"입찰하면 다 공정한 줄 알아요. 그러니까 그건 서명을 해줘요, 찬성을 해요. 그런데 그 안에 들어가는 세부적인 내용을 보고를 안 하는 거죠, 동대표들한테조차..."
전국적으로도 유사 사례가 많지만
공정거래위원회나 해당 자치단체들은 처분
범위 밖이라는 입장이라 입찰을 둘러싼 갈등만 계속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MBC 뉴스 윤웅성입니다.
(영상취재: 양철규, 그래픽: 정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