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19로 경기가 위축되면서 사회
곳곳에서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깎아주는
이른바 '착한 임대인' 운동도 펼쳐지고
있는데요.
그런데 수 백개의 상점이 모여 있는
대전의 한 대규모 상가에서 관리업체 변경을
둘러싸고 법적 분쟁을 벌이면서 상인들이
관리비를 두 배로 내야 하는 처지에
몰렸습니다.
김태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가게 4백여 곳이 입점한 대전의 한 아파트 인근 대규모 상가.
화장품 가게를 운영하는 이미정 씨는
석 달 째 관리비 고지서를 2개씩 받고
있습니다.
상가 관리를 맡은 업체가 갑자기 두 곳으로
늘어나면서 생긴 일입니다.
내역은 비슷하지만 관리업체 두 곳이 각기
다른 고지서를 부과하면서 이 씨 처럼
고지서를 받는 상인이 4백여 명에 달합니다.
[권진우 / 입점 상인]
"코로나로 어려운데 관리사무소 2곳에서
양쪽에서 관리비를 내라.."
관리비가 가게마다 십여만 원에서 많게는
수백만 원에 달하면서 상당수의 상인들이
한쪽에다만 내다보니 미납사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이미정 / 입점 상인]
"원래 제가 내는 곳에다 관리비를 이체해서
냈는데, 다른 곳에서 관리용지가 나오면서
미납액이라고 찍혀서 나온 거예요."
이런 사태가 빚어진 것은 지난 4월,
각 층별로 관리위원과 대표를 뽑아
자체적으로 관리를 맡아왔는데 일부가
새로운 위탁관리 업체를 선정하면서
갈등이 불거진 겁니다.
관리업체 변경이 무효냐 아니냐를 놓고
양측이 법적 분쟁에 돌입했고, 결국 서로
관리비를 부과하기 시작했습니다.
상가 관리와 운영권을 둘러싼 법적 소송만
80건이 넘을 정도, 갈등은 더 깊어지고 있고
소송 결과에 따라 상당수 상인들은 관리비
연체료까지 이중으로 물어야 할 처지입니다.
이해관계가 얽힐데로 얽히면서 갈등 상황이
자칫 장기화될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상인들은 대전시가 분쟁조정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중재를 위해 적극 나서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태욱입니다.
(영상취재: 신규호, 그래픽: 조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