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겨울 날이 춥지 않았던 덕에
올해 마늘 농사가 풍작입니다.
그런데 생산이 늘었지만 소비는 반대로
줄면서 마늘값 폭락이 우려돼 산지에선
마늘밭을 통째로 갈아엎고 있습니다.
문은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수확을 불과 한 달 앞두고 트랙터가
마늘밭을 통째로 갈아엎고 있습니다.
푸른 대가 어른 무릎까지 올라왔고
씨알도 굵어져 한 눈에도 풍작 농사입니다.
[이재권 서산시 팔봉면]
"농사가 잘 돼서 돈 좀 해볼라나 했더니
이게 머 또 과잉됐다 그러니까 뭐
폐기하는 수밖에 없고, 농사가 이게
자식 같은데 진짜 눈물 나네요."
전국적으로 생산량이 크게 늘면서
마늘값 폭락이 우려되자 농협에서
계약 재배 농가를 대상으로 산지폐기에
나선 겁니다.
[문은선 기자]
서산에서만 13만㎡, 충남 전체로
40만㎡ 마늘밭을 이렇게 폐기했습니다.
시장 출하 의무 물량을 제외하고
수급 안정 대상 물량의 10%에 달합니다.
올해 마늘 재배면적은 전국적으로
지난해보단 2.3% 감소했지만 평년보다
18%가량 늘었고 수확량도 전년 대비
2만 7천 톤, 평년보다는 5만 4천 톤 늘
것으로 예상합니다.
여기에 작년엔 동해 피해가 컸는데
겨울이 따뜻해 올해는 3.3㎡ 당 생산량이
40%나 늘 만큼 작황도 좋습니다.
[박완교 서산농협 예천지점장]
"지난 3년 동안 마늘 가격이 이제 다른
타 작물보다 좋았고, 타 작물 전환하다
보니까 논에 또 마늘 재배 면적이 많이
늘다 보니까 마늘 과잉 이렇게 현상이
일어난 것 같습니다."
생산은 크게 늘었는데 경기 침체 등이
겹치며 소비는 크게 줄었습니다.
마늘 포전 가격 이른바 밭떼기 가격은
3.3㎡에 8천 원 선, 작년보다 30% 이상
하락했는데 그나마 산지 거래가 아예 없습니다.
모처럼 풍년 농사에도 봄작물 수확을 앞둔
농가의 시름이 깊습니다.
MBC뉴스 문은선입니다.
(영상취재: 허철환, 그래픽: 정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