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면 남쪽에서 월동하고 다시 북상하는
천연기념물 흑두루미가 충남 서산에
대규모로 찾아와 머물고 있습니다.
봄이 멀지 않았다는 걸 알려주는 반가운
손님이기도 한데, 환경 변화로 먼거리로
이동하게 된 흑두루미들을 위한 환경 조성이
필요해 보입니다.
조형찬 기자가 보도합니다.
◀앵커▶
충남 서산 천수만 A 지구
수천 마리의 철새들이 길게 열을 지어
먹이 나누기로 뿌려진 벼를 먹고 있습니다.
까만 몸과 다리에 얼굴과 목 부위는 하얀,
날개를 펴면 길이 1m가 넘는 천연기념물
흑두루미 입니다.
지난해 10월 시베리아에서 일본 이즈미시
등지로 남하했다가, 월동을 마치고 전남
순천을 거쳐 북상하다 서산까지 찾아온 겁니다.
지난 달 이즈미시에서 북상 소식이 처음
전해졌고, 봄 기운이 시작되는 다음 달에는
4천 개체 이상이 천수만에 찾아와 휴식과
먹이 활동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성우 / 서산시 버드랜드 사업소 주무관
"날씨가 따뜻해지게 되면 흑두루미들은
번식을 위해서 다시 북상해서 시베리아
지역으로 가야 되고요. 그러다 보니까
겨울이 끝나가는 상징적인 의미도 될 수
있겠죠."
멸종위기종 흑두루미가 천수만을 거치는
대규모 북상을 시작한 것은 5-6년 전.
4대강 사업으로 주 이동경로였던 낙동강
해평 습지가 훼손되자, 서해로 먼 거리를
우회해서 이동하기 시작한 겁니다.
지역을 찾은 반가운 손님을 위해
잠자리로 이용되는 간월호 등의 모래톱과
무논 지역 보전, 먹이 나누기 등의 활동 등이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김신환 / 수의사
"번식지로 갈 때 천수만에서 쉬고 영양을
충분하게 공급받고 갈 수 있는 중요한
장소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천수만에선 대만·일본 등지에서 월동을 마친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황새도 50여 마리와
독수리 등 맹금류도 관찰됐습니다.
드넓은 평야에서 먹이 활동이 용이한 천수만이 천연기념물과 보호종 등 진귀한 겨울손님들의 휴식처로 인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형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