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전력이 최근 전기요금을 인상했는데 특히 농사용 전기요금은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55%가량 거의 '폭등'이라 할 정도로 크게
올랐습니다.
이래저래 전기 사용량이 늘 수밖에 없는
여름철을 앞두고 전기요금이 크게 오르게 되자
농민들은 아예 농사를 그만둬야 할지,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김태욱 기자가 농촌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1년 전 귀농해 홍성군에서
표고버섯 농사를 짓는 양현모 씨.
버섯 수확 작업이 한창이지만
표정이 밝지 않습니다.
지난겨울, 폭등한 난방비를 부담하느라
이미 자금 사정이 빠듯해졌는데
역대급 폭염이 예상되는 여름을 앞두고
전기료까지 크게 올랐기 때문입니다.
"버섯농사의 경우 온도와 습도가 높으면 이렇게 상품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24시간 동안 환풍기를 가동해야 합니다."
농사용 전기요금은 지난해 1분기
1 킬로와트시당 34.2원에서 현재 53원으로
무려 55%나 올랐는데, 내년과 내후년에도
각각 6.5원 안팎의 순차적 인상이 예고된
상태입니다.
20도 안팎의 버섯 생육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부담했던 전기료는 월 70만 원에서
올 여름 100만 원 안팎으로 늘게 됐습니다.
양현모 / 버섯재배 농민
"에어컨 가동을 풀로 돌아가야 되는데 굉장한 어려움이 있고요. 앞으로 어떻게 유지를 해야 될지 농사를 어떻게 지속을 해야 할지 이런
고민에까지 있습니다."
사료가격에 인건비, 최근 구제역 확산으로 인한
방역부담까지 떠안고 있는 양돈 농가 역시
상황은 비슷합니다.
더운 날씨를 못 견디는 돼지 특성상
꾸준히 냉방을 해줘야 하고, 사료 발효기를
돌리는데도 많은 전기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김찬호 / 대한한돈협회 홍성지부 사무국장
"사료값 인상분도 있고 구제역으로 인한 여러 가지 소독 비용이나 이런 부분이 첨가돼 있고 전기료 인상까지 인해서 농가들은 삼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정부가 농촌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농사용 전기요금을 인상했다며
요금 인상방식을 정액제가 아닌
정률제로 바꿀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최범진 /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정책조정실장
"종별 전기요금을 구분하지 않고 같은 금액을 인상한다고 하면 기준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농사용 전기요금의 경우에는 그 인상률이 더 높게 체감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또 생산비 증가가 영농 포기로 이어져
농산물 공급 가격 상승을 초래하는 등
사회적 비용이 더 커질 수 있다며,
영세농업인들을 위한 에너지바우처와
농사용 전기요금 인상분 차액지원 등 실질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태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