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외할머니와 거주하던 중학교 2학년 남학생이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가 가정방문을 온
사회복지사들에 의해 구조됐습니다.
부모가 집을 나간 이후 외할머니가
맡아 살던 중 최근 외할머니의 건강이 악화되고 코로나19로 인해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태욱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1일 충남 예산의 한 중학교 2학년생
A군은 집 안에서 홀로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습니다.
마침 가정방문을 온 사회복지사가
집주인의 도움을 받아 잠겼던 문을 열었을 땐
A군은 발목에 화상을 입고 쓰러진
상태였습니다.
"중학교 2학년 A군은 지난해 7월부터
학교 주변의 빌라에서 외할머니와 함께
지내왔습니다."
부모가 집을 나간 뒤 80살의 외할머니가
A군을 맡아 기초생활비로 지내왔는데
최근 외할머니의 건강이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유경/예산군 행복키움 팀장]
"외할머니가 골절 때문에 집에 계속
계시지 못하고 입원하고 통원치료해야 되니까 그래서 일주일에 한두 번 치료하면서
할머니도 보호자 없이 왔다 갔다 하는
그런 공백기는 있었어요."
예산군과 가정상담소 등 지역사회 기관이
지난해 9월부터 A군을 돌보고, 담임교사도
수시로 챙겨 왔습니다.
[예산 가정상담소 관계자 (음성변조)]
"가족이 보호를 해주지 못하는, 시설에도 갈 수 없는 아이를 군청, 학교, 저희 다 합해서 초록우산 다 포함해서 아이를 지원한 거거든요."
그러나, 코로나19로 지난 2월부터
두 달 넘게 사회복지사의 가정방문이
뜸해진데다 등교도 하지 못하면서
홀로 지내는 시간이 많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A군은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심신의
안정을 되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교사와 사회복지사 등은 먹을거리와 밑반찬
등을 챙기며 A군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예산군은 A군의 치료비와 심리상담을 지원하고
주거 안정을 위한 전세자금 마련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가정이 방치한 중학생을 사회안전망이 가까스로
구했지만, 최근 아동학대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방임도 엄연한 학대인 만큼
씁쓸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태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