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출산율은 줄고 인구는 고령화하면서
시골 마을마다 문 닫는 학교가 늘고 있습니다.
시골에선 특히 학교가 마을 공동체의
구심점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마냥 비워놓을 수만도 없어 노인대학 등
어르신들을 위한 공간으로 일부 쓰고는
있지만 한계는 분명합니다.
윤웅성 기자입니다.
◀리포트▶
올해로 네 번째 맞는 입학식,
학생은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입니다.
마을 어르신들을 위한 노인대학인데
1년간 일주일에 한 번씩,
건강 상식과 음악 수업 등을 듣습니다.
지상철 / 세도노인대학장
"모든 여기 오는 학생들이 하루 개개인이
즐겁고 행복한 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그런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원래 이곳은 초등학교였습니다.
학생 수가 줄면서 5년 전 폐교하고
빈 공간엔 한시적으로 노인대학이
들어왔습니다.
자신이 졸업한 초등학교에
노인대학 학생으로 다시 입학한 어르신들은
여전히 모교가 사라진 게 안타깝습니다.
남궁수길 / 세도노인대학 입학생
"전통이 있는 학교가 우리가 늘 생각하고,
운동하고 체육대회도 하고 여기서 뛰놀던
생각을 하면 이 학교 없어지니까.
야..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지만,
시대가 그러니까 어떻게 하겠어요."
자녀들로 대를 이어 공유하던 추억도
폐교와 함께 사라졌습니다.
이두표 / 세도노인대학 입학생
"안타깝죠. 우리 애들도 그래요. 너희 모교
다 없어졌어. 그러면 어이가 없는가 봐요.
애들도."
그나마 이렇게 대안 공간으로 활용이라도
하면 다행이지만, 대부분은 방치됩니다.
특히 시골에서 학교는 단순 교육 공간이
아닌 마을 공동체의 구심점 역할을
하기 때문에 문제는 더 심각합니다.
"노인대학으로 바뀐 초등학교는
인근 학교로 합쳐졌지만, 이곳의 학생 수도
점점 줄고 있습니다."
지난 2018년 통합 첫해 60명이었던 학생은
매년 줄어 지금은 40여 명에 불과합니다.
최건희 / 세도초등학교 교무부장
"점점 다문화 비율이 늘고 있어서
어떤 의미에서는 (학생 수가) 방어가 되고
있기는 한데, 실질적으로는 많이 줄고 있죠."
최근 5년간 충남에서 문을 닫은
초·중·고교는 11곳.
인구절벽은 더 이상 위기가 아닌
현실이 됐고, 해결책 모색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숙제가 됐습니다.
MBC뉴스 윤웅성입니다.
(영상취재 : 신규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