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대전 예술의 전당이 개관 20주년을 맞아
자체 제작한 대작 오페라가 공연 하루 전에
갑자기 취소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공연에 필요한 무대 장치가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인데, 용역 업체 선정 과정부터
문제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고병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지난 8일부터 나흘간 대전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될 예정이던 오페라 '베르디
운명의 힘' 홍보 영상입니다.
예당이 매년 제작하는 오페라의 19번째
작품으로 국내 최정상 제작진 등 250명이
참여하는 대작입니다.
하지만, 공연을 하루 앞둔 지난 7일 갑자기
취소됐습니다.
사전 예약한 관객 1,600여 명은 손꼽아
기다렸던 연말 일정을 날렸습니다.
"유례없는 공연 취소의 원인은 기한 내에 무대 세트가 완성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무대 장비 설치 계약은 지난 9월 중순
대전시를 통해 공개경쟁 입찰로 진행돼
경기도의 한 업체에 낙찰됐습니다.
하지만, 업체는 납품 마감일인 지난 2일까지도 제때 마치지 못했고, 업체 말만 믿고 기다렸던
예당 측은 공연 하루 전에야 최종 취소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때까지 납품량은 주문량의 20%, 전체 이행
공정률은 10%에 불과합니다.
김덕규 관장 / 대전 예술의 전당
"티켓을 사서 공연에 오신 분들, 그다음에 출연진들 많은 시간과 열정을 보내줬던 모든 분께 정말로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더 큰 문제는 공연 준비가 지금
방식대로 계속된다면 이런 사태가 또다시
재현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시 산하 사업소가 1억 원이 넘는
용역이 필요할 때는 시가 공개 입찰 경쟁
방식으로 기준가 기준 최저 입찰가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그런데 이 경우 용역업체 전문성을 판단할
방법이 없습니다.
이번에 용역을 맡은 업체는 오페라 무대 설치 경험이 전무한 데도, 11개 업체 가운데
두 번째로 낮은 가격을 제시해 낙찰받았습니다.
이기남 / 대전시 계약지원팀장
"손해 배상 청구라든지 이행 보증금 환수
그다음에 선금 지급된 부분 정산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정산해서 (회수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때문에
관행으로 계속돼 온 최저가 공개경쟁 입찰
대신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제안서를 받아
옥석을 가릴 수 있는 협상 평가 방식으로의
변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MBC 뉴스 고병권입니다.
◀ E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