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한화토탈 대산공장 유증기
유출 사고는 구미 불산 누출 사고와
함께 역대 최악의 화학사고 가운데
하나로 기록될 조짐입니다.
병원 치료를 받은 주민과 근로자가
천 5백 명을 넘어섰는데, 아직 유출된
화학물질 성분조차 정확하게 어떤 것인지
파악이 안 돼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문은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화토탈 대산공장이
유증기 유출 사고 이후 제출한
자료를 보면, 당시 탱크에는
스티렌 모노모, 알파-메틸 스티렌,
디에틸벤젠, 트리에틸벤젠,
1,1-디페닐에탄, 타르 폴리스티렌
이렇게 6가지 화학 물질이 들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황성범 서산화학재난 합동방재센터 팀장 (지난 20일)]
"가장 많이 포함된 물질이 스티렌 모노모라고.
총 6가지 물질이 있었는데 거기 포함된
모든 물질이 유독물질이라든지 아니면
사고 대비 물질이라든지 거기에 포함되지는
않고, 일반 화학물질로 확인되었습니다."
당시 스티렌 모노모 농도는
원점 기준 36ppm, 경계지점은 0~2ppm으로
급성 노출기준 130ppm에는 미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엿새 동안 천 6백 명이 넘는
주민과 근로자가 구토와 어지럼증 등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김종상 서산시 대산읍 독곶2리]
"머리가 좀 띵하고 속이 메슥거린다고 하나,
소화가 좀 안 되는 것 같은 증상.
(목에 뭐가 걸린 것 같은)"
확인된 물질은 유독 물질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사고 당시 탱크 온도를
낮추기 위해 소화 약제를 넣었기 때문에
이 약제와 남아 있던 기름이 화학 작용을
일으켜 또 다른 성분의 화학물질이 유출됐을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또, 유증기에 발암 가능 물질인 스티렌이
포함됐을 가능성도 추가 조사가 필요합니다.
스티렌은 국제 암 연구기관에서
인간에게는 제한적이지만 동물에겐
확실한 근거가 있는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합니다.
[김영환 서산의료원장]
"아직까지는 특별히 유해한 그런 것을
발견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스티렌은)
급성으로 노출됐을 때는 점막에 자극이라든가 심각하면 많은 양에 노출됐을 경우에는
보행장애 정도까지..."
고용노동부는 한화토탈 대산공장에 대해
특별근로감독을, 환경부 등
정부 합동조사반은 현장 조사를 벌입니다.
[조규원 금강유역환경청 화학안전관리단장]
"환경부에서는 이번 사고를 화학사고로
규정하고 화학물질 관리법 상의 제반 사항들을
철저하게 확인할 계획이며 관련 분야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어서..."
한편 한화토탈 대산공장 측은
사고가 난 잔사유 탱크 온도를
현재 50~60도 보다 더 낮춰 관리하고
이 탱크에 고농도 스티렌 모노모가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등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놨지만, 사후가 아닌
사전에 했어야 하는 대책이란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MBC뉴스 문은선입니다.
(영상취재: 허철환, 그래픽: 길홍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