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큰불이 나면 내부 전체가 잿더미로 변해
어디서부터 불이 시작됐는지, 발화점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한 소방관이 빛의 성질에 착안해
불꽃의 그림자만으로도 발화점을 찾아내는
기법을 개발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김윤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큰불이 나면 주택이나 공장 등
시설 전체가 잿더미가 됩니다.
내부에 설치된 CCTV도 녹아내려
불이 시작된 곳,
즉 발화점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CCTV나 블랙박스 등에 찍힌
화염의 그림자로 발화점을 찾아내는,
새로운 분석 기법이 개발됐습니다.
실험을 위해 가정집처럼 꾸며진 컨테이너
바닥에 불을 붙였습니다.
불꽃이 뿜어내는 강한 빛 때문에
옆에 놓인 세탁기에 그림자가 생겨납니다.
그림자의 모서리와 세탁기의 모서리를
선으로 이으면 불이 난 지점을 정확히
가리킵니다.
빛은 직진한다는 단순하지만
기본적인 원리에 착안한 건데,
불이 난 곳 주변 물체에 생기는
그림자를 연결해,
이처럼 최초 발화지점을 찾아내는 겁니다.
수십 차례 실험을 통해 확인한 결과
오차범위는 30cm 이내로, 정확도도 높습니다.
[노정민/천안서북소방서 화재조사관]
"한 지점으로 교차가 이뤄지는데 그 지점이
발화지점을 찍고 있는 쪽으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그 영상만으로도, 발화지점이 안 찍혀 있어도 발화지점을 추적할 수 있는 분석 기법을 개발할 수 있었고요."
불이 난 건물의 문이나 창문으로
새어 나온 불빛으로도
내부 발화점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화재 당시 외부에서 촬영한 영상만 확보되면
주변 건물 등에 반사된 불빛의 크기와 각도를
측정한 뒤, 내부 발화점까지의 거리를
추정하는 방법입니다.
[최현호/한국화재감식학회 기술위원장]
"외곽에 있는 CCTV가 건물 내부에서 불난 것을 그림자나 불빛을 계산해서 위치를 찾을 수 있고, 거리를 축소해서 화재 원인 조사, 감식에 아주 중요한..."
한 소방관의 작은 아이디어로 개발된
이 기술은 잿더미로 변한 현장에서
화재 원인을 규명하는 새로운 대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윤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