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마늘 출하 철이 다가오고 있는데 애써 키운
마늘을 갈아엎는 농가들이 늘고 있습니다.
풍년의 역설이라고 하죠, 올 겨울 따뜻했던
날씨 탓에 생산량이 늘어 가격 급락이
우려되기 때문인데요.
출하량을 조절해도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침체가 여전해 농심은 더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조형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태안의 한 마늘 농장.
농부가 공들여 키운 마늘밭을 갈아 엎습니다.
충남 마늘이 다음주 본격 출하되기 전부터
가격 폭락이 우려되기 때문입니다.
[안재순 / 마늘 재배 농민]
"자식같다고 표현은 하는데 쓸쓸한 마음은
한없어요."
올해는 마늘이 유난히 풍작이
거뒀습니다. 그래서 출하량 조절을 위해 이처럼
선제적으로 밭을 갈아 엎는 겁니다.
올해 전국 마늘 재배 면적은 평년보다 3% 늘고
지난 겨울 따뜻했던 날씨 탓에
생산량은 17%나 증가한 상태.
마늘가격은 1kg당 1,500원에서 2,300원 사이에 형성돼 평년보다 30~50% 넘게 가격이 폭락할 것으로 예상되자 정부와 지자체가 산지폐기 정책을 펴는겁니다.
[가세로 / 태안군수]
"우선 먼저 나이가 많으신 분, 두번째는
장애를 가시진 분, 세번째는 혼자 사시는
분들을 위주로 해서 선정을 해서 우리가 부득이 산지 폐기를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원대상에서 배제된 농민들의 불만도 여전합니다.
[마늘 재배 농민]
"인력지원이나 모든 자재 지원, 이런 걸
해주는 건 100프로 그렇게 해야돼요. 그런데
이번 시점에서 (선별적인) 이 부분은 그렇게 하면 많은 농가들이 싫어하지."
코로나19로 인한 소비감소에 더해 그나마
활로를 뚫어주던 마늘 축제 등이 모두
취소되면서 화훼 농가에 이어 마늘 농가들의
시름도 깊어가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형찬 입니다.
(영상취재 : 장우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