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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사라진 남편..'알고보니 다른 사람'/데스크

◀앵커▶

십수년간 함께 산 사람이 내가 알던 사람이

아니라면 어떻겠습니까?



대전에서 이런 영화같은 일이 일어났는데요.



한 50대 부동산중개업자가 15년을 함께 산

부인과 처가의 억대 돈을 갖고 사라졌는데,

알고보니 이미 20년 전 주민등록이 말소된

사람이었습니다.



이 남성이 지인이나 이웃들로부터 투자

명목으로 끌어들인 돈도 1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윤웅성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5년 전 50대 김 모 씨와 만나 가정을 꾸린

A 씨.



그런데 지난해 12월 27일, 김 씨는

하루 아침에 돌연 자취를 감췄습니다.



언니와 조카들에게 돈을 빌린 뒤 갚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A 씨가 알게 돼 따져 물은

다음날이었습니다.



A 씨

"조카들 이렇게 해서 돈을 빌려 가셨는데,

안 준다. 7천만 원이 나오니, 그걸

(조카들에게) 주겠다면서 그래서 그걸 받기로 다짐을 했는데, 다음 날 사라진 거예요."



김 씨가 사라지자 평소 왕래가 없던 그의

가족들을 수소문 끝에 찾았지만 그곳에서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15년 간 알고 있던 이름, 즉 김 씨의

이름은 사실 친형의 이름이라는 겁니다.



A 씨

"(형 집을) 찾아가 봤죠. 한 번도 안 가본

곳을..김00라는 사람(의 이름)이 제가 같이

살았던 사람이 아니고, 자기 남편이라고

하더라고요."



게다가 이미 20여년 전에 주민등록까지 말소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A씨

"저는 서류를 본 적도 없고, 혼인 신고를

한 게 아니니까..가족을 소개 안 시킨 거며,

친구 만나러도 안 가고 지금 생각하면

이상한 게 너무 많죠."



돈도 돈이지만, 15년을 속고 산 A 씨는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A씨

"매일 꿈꾸는 것 같고, 어떻게 그럴 수가

제가 자신이 너무 한심하고 비참해서..

계속 진정제 먹고 막 잠을 못 자니까

호흡 곤란이 오고.."



사라진 김 씨는 다른 사람의 공인중개사

명의까지 빌려 10년 넘게 대전에서

부동산 중개업소를 운영해 왔습니다.



수익을 보장해 주겠다며, 투자자들을

끌어들였는데 초반에는 실제 약속한 수익을

주면서 계속해서 투자금을 키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투자 피해자

"이자를 실제로 지급하면서, 속된 말로

돈맛을 보게 해서 이 분이 진짜 이자도 주고

원금도 주는구나, 나중에 확인해 보면

본인 돈으로 돌려 막기를 한 거죠. "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만 14명,

피해액은 10억 원이 넘는데, 아직까지

드러나지 않은 사례도 많아 피해액은 더

클 것으로 추정됩니다.



김 씨의 부인과 친형 부부, 그리고

투자 피해자들은 사기와 명의도용 등의

혐의로 사라진 김 씨를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대전경찰청은

드러난 피해액이 큰 만큼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가 사건을 맡아 김 씨

행적과 피해 상황을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윤웅성입니다.

(영상취재 : 양철규)

윤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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