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부터 이어진 대전지검의
월성 1호기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수사가
전환점을 맞았습니다.
원전 자료 수 백건을 삭제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던 산업부 공무원 2명이
모두 보석으로 풀려났고, 핵심 관련자에 대한
추가 소환이나 기소 일정도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김윤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월성 1호기 원전 관련 의혹 수사로 구속된
산업통상자원부 국장급 공무원 A씨 등 2명이
보석으로 풀려났습니다.
지난해 12월 초 구속된 지 넉 달 만입니다.
감사원 감사 직전, 관련 자료 500여 건을
삭제하거나 이를 지시했다는 혐의 등으로
이들 2명을 포함해 3명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하지만 재판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기도 전에
A씨 등이 방어권 보장을 위해 보석을 신청했고,
대전지법 재판부 역시 이를 받아들인 겁니다.
쟁점은 별건 수사 논란이었습니다.
지난달 30일 열린 보석 심문에서
공무원 측 변호인은 "관련 사건 조사는 10차례,
그런데 두 배 넘는 조사가 직권남용 등
별건 수사를 위해 진행됐다"고 주장했고,
검찰은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수사를 위한
동일 사건이고, 증거인멸 전력도 있다"며
석방해서는 안 된다고 맞섰습니다.
앞서 첫 공판준비기일에서도 A씨 등은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 등과 관련한
별건 수사에 구속이 동원됐다고 주장했습니다.
◀INT▶
이우룡/공무원 A씨 측 변호사(지난달 9일)
"구치소 내에서는 자료를 볼 수 없으니까 (보석으로) 나와서 보고 판단해서 자기 변론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취지입니다."
별건 수사는 관련 없는 사안에 대한 조사를 통해 수집된 증거와 정황 등으로
특정 범죄 혐의를 밝혀내는 수사 방식으로,
정당성에 논란이 거듭돼 최근 대검찰청이
이를 제한하는 지침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일각에서는 검찰의 원전 의혹 수사가
동력도, 방향도 흔들리고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산업부 등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으로 시작한 수사가
지난 2월 백운규 전 장관의 영장 기각 이후
추가 소환이나 기소 등의 진전이 없기
때문입니다.
검찰은 해당 공무원들에 대한
추가 혐의 입증에 주력해 추가 기소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수사 초기부터 거론됐던 당시 청와대 관계자 등의
소환 여부 역시 아직 불투명합니다.
MBC 뉴스 김윤미입니다.
(영상취재: 양철규, 그래픽: 정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