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태안에 콜로세움 등 유럽을 닮은
휴양시설을 짓겠다며 첫 삽을 뜬 이후
공사가 중단돼 13년째 방치된 리조트가
있습니다.
한 법인이 소유권을 인수했지만
8년째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고
철거 등 원상복구에도
최소 수십억 원이 들 것으로 예상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김태욱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로마시대 콜로세움 모양을 본떠 만든
건물이 새카만 때로 뒤덮여 있습니다.
똑같이 생긴 회색 건물 여러 동에서는
대낮에도 음산한 기운이 느껴지고
베란다 안전펜스는 새빨갛게 녹슬고
구부러졌습니다.
지난 2008년 삼부토건이 시공을,
유러피안복합테마리조트 주식회사가
시행을 맡아 첫 삽을 떴던 리조트입니다.
태안군 남면 8만 6,942㎡,
축구장 12개가 넘는 부지에 워터파크와
숙박동 등 건물 18개를 세웠지만,
공사비 1,550억 원을 감당하지 못해
결국 지난 2011년 4월 공사는 중단됐습니다.
"공사가 중단된 지 13년째 건물이 방치되면서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아닌 흉물로
자리 잡았습니다."
문득호 / 태안군 남면 몽산 1리 이장
"관광자원이라든지 이런 게 이 흉물스러운 건물로 인해서 활성화가 안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엄청난 실망감을 안고 있습니다."
지난 2016년 6월 공매를 통해
소유권을 인수한 법인은
투자자들의 지분 문제 등이 얽히면서
2년간은 소송으로, 이후 코로나19에
건설 불황까지 겹치면서 자금난 때문에
재개 시기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철거 등 원상복구로 가닥을 잡더라도
최소 수십, 수백억 원의 비용이 예상되고,
현행법상 지자체가 민간 건물을 철거할
근거가 없고 행정 제재를 내릴 방법도
없다는 게 문젭니다.
강병수 / 태안군 건축허가2팀장
"군에서 행정력으로 강제적으로 과태료나 그걸 부과할 수 있는 실정은 없습니다. 다만 사업주에게 안전 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주의토록 하고 있습니다."
전국의 방치 건축물은 모두 288곳.
그 중 충남은 35곳으로 강원도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습니다.
특히 충남에서는 방치된 건축물 중 20년 이상
된 것만 절반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MBC뉴스 김태욱입니다.
◀ E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