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원자력연구원이 방사성물질 '세슘'을
대전 도심 하천에 무려 수십 년간 누출해온
사실이 최근 드러났죠.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조사에 나섰는데 결국
연구원측이 허가받지 않은 배관을 임의로
설치해 30년동안 오염수를 배출해 온 인재로
밝혀졌습니다.
원자력연구원장이 나서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정작 관련자들이 퇴직해서 정확한 경위를
알 수 없다고 밝혀 또다른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고병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작년 12월 말,
한국원자력연구원 주변 하천
토양에서 암을 유발하는 인공 방사성 물질
세슘이 검출됐습니다.
평상시의 60배 양이었습니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이 세슘이 어디서
나왔는지 조사한 결과, 원자력연구원 내부의
폐기물 자연증발시설에서 흘러나온 것을
확인했습니다.
원래 이 시설은 외부로 누출되는 게 없도록
폐쇄형으로 설계됐지만 지하의 배수탱크가
외부 배관으로 연결돼 있어 방사능 오염수가
빠져나온 겁니다.
시설이 만들어진 건 1990년.
세슘 오염수는 지난 30년간 매년 4백여 리터씩,
모두 만5천리터 가까이 새어 나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방사성 폐기물이 도심 하천으로 수십 년간
유출됐다는 설명인데, 이런 경위에 대한
설명은 명확지 않습니다."
문제가 된 배수 탱크는
원래 승인 당시 도면에는 없던 것으로,
당시 연구원이 임의로 설치해 운영해왔습니다.
연구원 측은, 그동안 근무자들이 배수 탱크가
설치된 것도, 그리고 오염수가 흘러나가고
있는 것도 몰랐다고 해명했습니다.
[정지영/ 한국원자력연구원 안전관리본부장]
"관련된 사람들이 전부 다 퇴직한 관계로
정확한 정황은 알 수 없습니다."
원자력연구원은 또 세슘이 토양에서는
다량 검출됐지만, 하천의 경우엔 최소검출농도
미만으로 확인됐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시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이경자 집행위원장/핵재처리 실험저지 30km연대]
"인근에 10년 이상 살았던 분들에 대한
역학조사를 체계적으로 지금부터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진행되는 동안
연구원의 핵 관련 실험과 연구는 중단해야
합니다."
원자력연구원이 뒤늦게 안전관리 조직을
만들겠다고 약속하고, 대전시도 정부 차원의
안전대책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입니다.
MBC NEWS 고병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