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역 인근에는 도시 빈곤층이 모여 사는
이른바 '쪽방촌'이 있습니다.
도시 빈민 문제의 상징이기도 한 이곳은
급속한 도시화의 그늘이기도 한데요.
대전역 앞 쪽방촌이 헐리고 그 자리에
영구임대와 신혼부부 행복주택이 들어섭니다.
원주민이 쫓겨나는 게 아니고 함께 상생하며
주변 원도심 활성화 사업까지 함께 추진되는
데 쪽방촌 재생의 전국 첫 모델이 될
전망입니다.
문은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대전역 바로 앞, 사람 한 명 눕기에도
비좁은 방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곳,
이른바 쪽방촌입니다.
낡은 구조물에 냉난방은 물론 위생과 화재에
취약해 사실 집이라 부르기도 민망한
수준입니다.
[고명규/ 대전역 쪽방촌 거주 주민]
"여기 창문 여기밖에 없는데 뭐..뜨겁고.
겨울에는 외풍이 들어오니까 좀 춥고."
급격한 도시화의 그늘이자, 도심 속 섬과
같았던 이곳이 확 달라집니다.
170여 명이 살고 있는 기존 쪽방촌을
철거하고 영구임대와 신혼부부 행복주택
7백 가구 등 천 400가구가 들어섭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대전역 쪽방촌은 주거복지와 지역 재생을
결합시켜 도시문제를 해결하는, 쪽방촌
재생의 첫 번째 사례가 될 것입니다."
오는 2022년 착공 예정인데 그사이 쪽방촌
주민들은 인근 숙박시설에서 무료로
거주하게 됩니다.
이들이 4년뒤 재입주할 공공주택은 기존
쪽방보다 2~5배 넓고 월세도 현재 10만 원의
1/3 수준까지 낮아져 월 3만 원 수준입니다.
특히 주민들의 취업과 자활을 돕는 쉼터와
돌봄 시설이 함께 입주해 공동체 붕괴를
막습니다.
[원용철 벧엘의 집 목사]
"주거만 상향돼서는 안 된다라는 거예요.
그분들이 살아가던 문화가 있었고 환경이
있었고 삶의 자리가 있다는 거예요. 지원해
주는 기관이 같이 움직인다면 그분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새로운 전환점이다."
주변 원도시 활성화 사업도 함께 추진돼
대전역 주변으로 철도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청년 창업공간, 도서관 등이
확충됩니다.
[허태정 대전시장]
"단순히 쪽방촌에 관한 주변 사업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전역을 중심으로 한
역세권 나아가서 대전 원도심의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대전역 앞 낡은 쪽방촌이 헐리고,
10년 넘게 지지부진했던 역세권 개발 사업에도 55개 기업이 참여의사를 보이면서 모처럼
대전역을 중심으로 한 원도심이 활기를
되찾을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습니다.
MBC뉴스 문은선입니다.
(영상취재: 신규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