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암 환자 대다수는 식욕이 떨어지면서
면역력이 저하돼 항암치료를 견디지 못하고
회복 가능성도 점점 낮아지는데요.
암세포가 환자의 식욕을 저하시키는 현상이
과학적으로 규명돼 항암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이승섭 기자입니다.
◀리포트▶
암 환자들은 암이 진행될수록 식욕이 급격히
떨어져 심하면 거식증까지 나타납니다.
이는 체중 감소와 면역력 저하로 이어져
항암치료 효과를 떨어뜨리는데, 그동안 고된
항암치료 탓에 몸이 쇠약해지는 것이라고
여겨졌을 뿐,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암 환자 식욕 저하
원인을 찾기 위해 암세포에서 분비되는
단백질인 'INSL3'를 주목했습니다.
초파리와 실험용 쥐에 이 단백질을 주입했더니
먹이 섭취량과 체중이 현저하게 줄었습니다.
암세포에서 분비된 특정 단백질이 뇌의
식욕중추로 이동해 호르몬을 자극하면
암 환자의 식욕 저하로 이어진다는 겁니다.
유권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질환표적구조연수센터 박사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들은 증진시키고, 거꾸로 식욕을 증진시키는 호르몬들은 감소시킴으로써 전체적으로 식욕을 억제합니다."
또, 거식증이 있는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혈액 검사를 했더니 해당 단백질의 농도가
높게 나타났습니다.
연구진은 암 환자의 식욕 저하를 해결해
항암치료를 돕는 보조제는 물론, 비만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규선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나노연구센터장
"'INSL3'는 굉장히 강력한 식욕 조절제로 작용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식욕 절제라든가 대사질환 치료제로도 개발이 가능합니다."
암 환자의 거식증 원인을 처음 규명한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 세포생물학지에 소개됐습니다.
MBC 뉴스 이승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