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이태원 참사에서 가장 피해가
컸던 세대가 20대인 만큼
애도의 물결도 대학가를 중심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에선 사람 많은 데
놀러 간 청년들이 잘못이라고
비난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누구나 피치 못할 재난을
당할 수 있다며 희생자의 책임으로
돌리는 언행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윤웅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태원 참사로 재학생 1명이 희생된
대학에 합동분향소가 마련됐습니다.
또래 학생들은 물론 교직원과
입점 업체 직원들까지 애도의 발길이
종일 이어졌습니다.
도현선 / 한밭대학교 재학생
"잘 놀고 오고 싶은 마음이었을 텐데,
상황이 안 좋게 됐으니까 그런 마음을
이해 못 하는 것도 아니고 안타까운 심정에서
명복을 빌러 왔어요."
그런데 일부에서는 이번 참사의 주된
희생자인 2·30대 청년들이 사람이 많은
이태원을 간 게 잘못이라며, 책임을
희생자들에게 돌리는 듯한 비난을 하기도
합니다.
개인의 잘못에 왜 국가가 애도 기간을
정하고, 장례비 등을 지원하냐는 겁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릅니다.
우선 헌법에 따라 국가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재해를 예방하고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습니다.
최호택 / 배재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술을 먹고 노는 상황에 있다 할지라도,
재난을 통해서 그분들이 사고를 당하는
순간이 온다면 그 이유 여하를 떠나서
먼저 우리 국민의 안전이 중요하기 때문에
보호하고, 또 그다음 조치를 취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심리학적으로는 자신이 안전하다고 믿기 위한
'자기 합리화'라고 진단합니다.
참사가 구조적 문제로 발생했다면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이기 때문에
걱정과 불안을 회피하기 위해 책임을
개인인 피해자들에게 돌린다는 겁니다.
전우영 / 충남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자기 자신은 그런 곳에는 가지 않는
사람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안전할 거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일종의 자기 합리화
전략인데요."
하지만, 이번 사고와 비슷한 일은
언제 어디서든,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희생자들을 탓하는 건
재발 방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합니다.
전우영 / 충남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불행의 진짜 원인에 대해서는 눈 감게
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하는 걸 방해할 수 있는 거죠."
이번 참사로 대전과 충남에선 2,30대 청년
9명이 숨졌습니다.
MBC뉴스 윤웅성입니다.
(영상취재 : 신규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