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가계의 빚을 줄이겠다며,
금융기관의 대출을 강하게 규제하고
있는데요.
내 집 마련에 나선 서민들은
시중은행의 대출 축소로
목돈을 마련하는 데 애를 먹고 있습니다.
세종시의 한 은행에는 대출을 받으려는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이 밤샘 대기하는
진풍경이 펼쳐졌습니다.
이승섭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른 아침, 세종시의 한 은행.
시민 30여 명이 굳게 닫힌 철문 앞에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한 은행이 이달 말 입주를 앞두고
대출이 급한 세종시의 한 아파트
입주 예정자에 한해 모두 2백억 원을
대출해 준다는 소식에 전날 밤부터
대기한 겁니다.
이 아파트의 입주 예정자들은
잔금을 마련하기 위해 집단 대출을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말, 정부의 대출 규제 이후
6개 은행이 집단 대출을 포기하거나
대출액 한도를 줄이고, 금리를 높였습니다.
당장 억대의 목돈이 필요한 입주 예정자
4백여 명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김대연 세종 모 아파트 입주 예정자 협의회장
"몇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1금융권에서)
2% 후반대에 제안을 했었는데, 지금 저희가 3.6, 3.7%를 제안받고 있거든요. 2금융권
위주로 대출 수요를 급하게 충당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S/U) "올 연말까지 세종시에만 아파트
6개 단지, 약 5천 가구가 입주할 예정입니다."
금융당국은 분양가가 9억 원이 넘는 주택의
중도금 집단대출을 금지하는 등
가계 부채 증가의 원인을 부동산 대출로 보고,
더 강력한 규제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대출 규제가 무주택자에게
자금 확보의 불확실성을 키웠다는 지적입니다.
정재호 목원대학교
부동산금융보험융합학과 교수
"실수요자들에게는 기존과 같은 주택 가격의
일정 비율 대출이 이뤄져서 내 집 마련의
어려움이 없도록 (개선되어야 합니다.)"
또, 시중 은행에서 기존 아파트 분양의
중도금과 잔금 대출은 허용하는 등
보다 융통성 있게 대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MBC 뉴스 이승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