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금산에서는 지난 주말
전북 진안 용담댐 방류로 2개 마을이 잠기며
인삼밭 수백헥타가 초토화 됐습니다.
수년 농사가 물거품이 된 농민들은
하나라도 건지려 뻘밭에서 인삼을 캐고
있습니다.
문은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충남 금산군 무지개다리 하류,
사람들이 죽 늘어서 발이 푹푹 빠지는
진흙뻘 속을 더듬거립니다.
손가락 사이에 걸려 올라온 건, 꼬박 6년을
키운 인삼입니다.
[길해영 금산군 부리면]
"뻘에서 삼을 캐내는 거야, 이제. 내일,
모레 가면 이게 다 썩어 버려 삼이 이게"
또다른 인삼밭.
범람한 하천이 모든 것을 쓸고 가버려
어디부터가 밭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입니다.
물이 빠져도 처참하긴 마찬가지, 올 가을볕에 한 뼘은 더 키울 참인데 다 틀렸습니다.
[강병구 금산군 제원면]
"(흙이) 달라붙어서 지금 (캐면) 안되거든요.
근데 지금 울며 겨자 먹기로 캐고 있는 거예요.
사람 인부도 없어가지고 지금, 아휴.. 죽겠네요. 답이 없네요, 답이 없어."
주민들은 70mm 남짓한 비에 용담댐이 한꺼번에 많은 물을 방류하면서 4~5년 농사를 망쳤다며 분통을 터뜨립니다.
[고광섭 제원면 저곡리]
"비가 어제 얼마나 왔어, 금산에. 오지도
않았다는 말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수자원공사 얘네들이 순전히 이건 인재예요, 인재"
물이 빠지면서 인근 초등학교와 마을회관에서 뜬 눈으로 밤을 새웠던 2개 마을 220여 명
주민들은 모두 집으로 돌아갔지만,
거대한 물줄기가 쓸고 간 자리는 이미
예전의 보금자리가 아닙니다.
[하태분 금산군 제원면]
"잠도 자지 못하고 이런 게 이렇게
심란하니까 밥도 못 먹겠어요.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또 날까 무섭구먼 그래요."
금강 상류 집중호우와 용담댐 방류로 충남
금산에서는 인삼밭 218ha를 포함해 460여 농가, 470여 ha의 침수 피해가 집계됐습니다.
수년, 길게는 십수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된
농민들은 막막함속에 야속한 빗줄기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박희향/ 충남 금산군 제원면]
"아이고 말도 못 해요, 진짜. 물난리가
나니까 그냥 막..우리 아저씨하고 어떻게 할까,
지금도 생각하면 자꾸 눈물이 날라고 그래요."
mbc뉴스 문은선입니다.
(영상취재: 신규호, 영상제보: 이인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