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전의 한 장애인 보호시설 대표가
장애인을 상습 폭행하고 불법 기부금을
모집했다는 의혹을 대전 MBC에서
연속 보도했는데요.
감독관청이 있는데도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취재했더니 대전시가 불법모금
사실을 알고도 기부금을 모집할 수 있도록
허가를 내준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김태욱 기자입니다.
◀리포트▶
장애인 폭행 의혹이 제기된
대전 모 장애인 보호 시설.
해당 시설은 기부금 모집 등록을 하지 않은 채,
전국의 학교와 유치원 등 7천여 곳에서
불법 모금활동을 진행해 왔습니다.
대전시 공동체 지원국 교육복지청소년과는
불법 모금에 대한 민원이 제기되자 지난 5월
1일, 해당 법인을 법적 조치하겠다고
회신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현장점검은 두 달 뒤에야
진행됐습니다.
[용영삼 / 대전시 복지정책과]
"조직개편 문제로 해서 12층에서 6층으로 이사를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점검 일정을 부득이하게 7월 3일부터 5일로.."
"대전시는 해당 장애인 보호시설이
불법 모금활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달 초 모금활동이 가능하도록
허가를 내줬습니다."
장애인 폭행 의혹으로 대표 이 모씨에
대한 시설 접근금지 명령이 내려진 건
지난 달 24일,
그런데 같은 날 대전시에 기부금품 모집
신청이 접수됐고, 불법 모금 민원에 대한
조사가 진행중이던 7월 4일, 엉뚱하게도
기부금품 모집을 허가했습니다.
대전시 공동체 지원국 교육복지청소년과는
불법모금 의혹을 조사하겠다며 민원을
회신했는데, 같은 국 공동체 정책과에서는
해당 시설에 기부금품 모집 허가를 내준
겁니다.
[김양수 / 대전시 공동체지원국]
"문서상 확인을 하고 그리고 저희들이 결격사유 조회라는 게 있어요. 법 조회 사항에 대해서 결격사유 조회를 확인을 하고서.."
전문가들은 현장과 동떨어진 탁상행정이
장애인 복지와 인권의 사각지대를 만드는
모순이 여전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김순영 / 대전시 장애인권익옹호기관장]
"점검을 할 때 좀 상세하고 꼼꼼하게 보시고, 그곳의 이용인들을 좀 서류적인 것만 보고
가시지 말고.."
장애인 폭행과 기부금 불법모금 의혹이 불거진 이 시설에는 2012년부터 지금까지 10억
4천만 원의 시 지원금이 투입됐습니다.
대전시는 뒤늦게 해당 시설 폐쇄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지자체의
허술한 사회복지시설 관리 실태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태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