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데스크

학교에 '황국신민서사비'가..역사 현장으로/데스크

◀앵커▶

최근 3.1절 일장기 게양에 이어

지역 평화의 소녀상 훼손이

잇따르면서 역사의식에 대한

논란이 있었죠.



대전의 한 고등학교에선

아픈 역사지만 기억하자는 뜻에서

일제강점기 당시 비석을 눕혀

전시하고 있다고 합니다.



박선진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학교 운동장에 커다란 비석이

비스듬히 쓰러진 채 놓여 있습니다.



일본어가 적힌 이 비석은

일제강점기 대표적 정신 지배 정책이었던

황국신민서사비입니다.



일본에 대한 충성심을 세뇌시키기 위해

강제로 외우게 한 맹세를 새겨

학교나 관공서 등 곳곳에 세웠던 겁니다.


이 학교는 지난 2019년 건물 공사를 하다

비석을 발견했는데, 아픈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 지난달터 눕혀서

'홀대 전시'를 시작했습니다.




이상훈/대전여자고등학교 교사

"치욕의 역사이지만 아이들의 어떤 역사적

자료로 가치가 있지 않냐. 직접 눈으로

확인을 하고 우리 일제의 아픔을 잊지 말자.."



홀대전시는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1995년 산내초등학교에서

발견된 황국신민서사지주도 누운 채로

한밭교육박물관에 전시돼 있습니다.



이 비석엔 글씨를 덮기 위해

시멘트를 바른 자국부터 총알자국까지,

조상들의 분노도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안여종/대전문화유산 '울림' 대표

"자랑스러운 역사관을 가르치는 경향성이

있잖아요. 묻거나 훼손하는 것이 아니라

부끄러운 역사도 나타내서 우리가 그 시점에서 다시 되풀이되지 않도록 역사를 기억하자라는.."



학교 곳곳엔 이런 역사의 흔적이 많습니다.



광복의 기쁨을 담아 학생과 교사들이

세웠던 해방기념비도 마찬가지인데,



정작 이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장경순/학부모

"저도 있는 거를 오늘 듣고 알게 돼서..

애들도 뿌듯해하고 더 자랑스럽게 자랑하지

않을까 싶은데 그걸 몰라서 못 했던 거 같아요."



자랑스럽든 부끄럽든 잊혀져 가는

우리의 역사 현장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기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습니다.



MBC뉴스 박선진입니다.



(영상취재: 김준영/ 그래픽: 조대희)
박선진



▶대전MBC 코로나19 상황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