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은 스승의 날이었지요.
오늘 하루 대전·세종·충남에서
260여개 초·중·고등학교가 휴업하고
카네이션 달아드리던 풍경이 사라지는 등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스승의 날 모습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이는 대학가도 마찬가지인데, 역발상으로
스승이 아닌 제자들이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자는 움직임이 시작돼 눈길을 모으고
있습니다.
보도에 김윤미 기자입니다.
◀리포트▶
아산의 한 대학교.
스승의 날을 맞아 가슴에 카네이션을 단
사람들이 눈에 띕니다.
하지만 교수들이 아닌 학생들입니다.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학생 개개인이 교수님에게 꽃을 달아주거나
선물을 전하지 못하게 되자,
제자들이 종일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
스승에 대한 존경과 감사를 나타내자며
학생들 스스로 아이디어를 낸 겁니다.
카네이션 100여 개를 학생들이 달았습니다.
[전명기/순천향대 스마트자동차학과 3학년]
"스승의 날 하루 동안 달고 다니면서 스승의 날을 조금 더 생각하고 조금 더 기념하고, 그런 모습을 교수님께서도 보시면서 '학생들이 정말 감사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하실 수 있게끔"
강의실은 물론, 휴게실 등 교내 곳곳에서
카네이션을 단 학생들을 보는 교수들도
마음이 찡합니다.
언젠가부터 스승도, 제자도 어색하고
마음 편치 않은 스승의 날을 보낸 터라
이런 역발상을 통한 변화가 반갑습니다.
[박형춘/순천향대 중국학과 교수]
"이런 의미를 새겨서 계속해서 갈 수 있으면 하는 바람도 있고, 또 이런 것들이 학교에 새로운 분위기를 넣어줄 수 있지 않을까..."
본국에서는 으레 꽃다발을 선생님께 전했던
외국인 유학생들도 처음 접한 우리나라 풍경에
놀라면서 부직포 카네이션을 만들고,
손편지를 써 본국에 계신 선생님께 보냅니다.
스승의 은혜를 부르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은 선물을 대신합니다.
[응웬 반 히우/백석대 ICT학부 1학년]
"베트남에 계신 선생님께 보내고 싶어요.
오늘 한국의 스승의 날이니까..."
선생님들조차 폐지 서명운동을 벌인 정도로
스승의 날이 불편한 날이 되어버린 요즘.
그래도 스승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지혜가 대학가에서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윤미입니다.
(영상취재: 윤재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