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작업 도중 숨진
故 김용균 씨 사고를 계기로 위험을
외주화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열악한
노동 환경이 사회 문제로 대두됐었죠.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의 진상 조사에서도
안전 책임을 떠넘긴 원청과 하청 업체의
안전불감증이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김광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1월, 태안화력발전소의 하청 업체
한국발전기술은 원청업체인 한국서부발전에
컨베이어 설비 개선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설비는 1년 가까이 고쳐지지 않았고,
지난해 12월, 고 김용균 씨는 입사 3개월 만에
해당 컨베이어에서 홀로 작업하다가
숨졌습니다.
오히려 작업 지침을 지키려던 김 씨가
위험한 작업 환경에서 일하다가 숨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권영국 / 故 김용균 사망 사고 특조위 간사]
"김용균 노동자는 작업지시 또는 근무수칙을
위반했기 때문에 죽은 게 아니라 특조위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작업지시를 너무나 충실하게 지켰기 때문에 죽었습니다."
다른 발전소의 작업 환경도 매우 열악했습니다.
고 김용균 씨 사고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
조사 결과 보령화력발전소에서는
1급 발암물질인 비산이 기준치를 최대 16배
초과해 검출됐고, 벤젠과 고농도 일산화탄소가
나온 작업장도 있었습니다.
특조위는 자사 노동자가 아니라며
책임을 떠넘긴 원청과 인건비를 줄이려
안전에 소홀했던 하청 모두의 책임 회피가
비정규직 노동자의 사고 위험을 키웠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지형 / 故 김용균 사망사고 특조위원장]
"위험은 외주화됐을 뿐 아니라 외주화로 인해 위험이 더욱 확대되는 방향으로 구조화됐고
노동 안전보건은 심각하게 위협 받는
상황이 일상이 됐습니다."
특조위는 원·하청 구조 개선과
발전사의 설비 운전 노동자 직접 고용 등
22개 재발 방지 대책을 제시했고,
실질적인 이행을 위한 이행점검위원회 설립을
권고했습니다.
고 김용균 씨의 어머니는 조금이나마
억울함을 풀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습니다.
[김미숙 / 故 김용균 어머니]
"안전하지 않은 곳에서 일하다 죽은 건데,
기업이나 원·하청 사이에서는 자식이 잘못해서
죽었다고 얘기를 한 것에 대한 억울함 컸어요. 이제 이렇게 밝혀진 것에 대해서 안도감(이 듭니다)."
MBC뉴스 김광연입니다.
(영상취재: 신규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