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집중 취재 순서입니다.
통행료 부담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천안논산 민자 고속도로 통행료가
오늘부터 절반가량 인하됐습니다.
고속도로 이용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따져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요금 인하로 발생하는 손실을 도로공사에서
부담하게 되면서, 공사 재정상태가 더
악화되고 이는 결국 국민들의 부담으로
돌아오지 않겠냐는 건데요.
김태욱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동거리에 비해 지나치게 비싸다는 통행료 부담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천안논산
민자고속도로의 통행료가 절반가량
인하됐습니다.
천안과 논산 즉 최장거리인 80.2km 기준, 승용차 통행료는 47.9%, 대형 화물차는
50.7% 가량 저렴해진 건데, 매일 왕복
통행하는 운전자의 경우 연간 2백만 원 넘는
통행료를 절감하게 됩니다.
[박병석 / 국토교통부 도로투자지원과장]
"모든 고속도로를 민자든 직영 고속도로든 관계없이 많은 고속도로(요금)를 낮춰서 모든
국민들이 차질 없이 이용하도록 하겠습니다."
통행료를 인하하는 데는 이른바 '도로공사
선투자' 방식이 추진됩니다.
도로공사에서 통행료 추정 손실액
1조 5천여 억 원을 천안논산고속도로 측에
먼저 지급하고, 오는 2032년 도로공사가
운영권을 넘겨 받아 투자금을 회수하는
겁니다.
"요금 인하로 발생하는 매년 천억
원가량의 손실을 도로공사에서 부담하게
되면서, 이미 28조 원의 부채가 있는
도로공사의 재정상태가 더 악화될 거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회수할 투자금은 원금과 2.37% 금리의
이자로 제한돼 현재 기준으로 투자금을 모두
회수하려면 도로공사가 운영권을 넘겨받고도
25년이나 소요될 전망입니다.
[이주연 / 한국교통연구원 실시협약관리팀장]
"저희가 분석한 바로는 25년 정도면 회수할 수 있는 걸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기자) 총 회수하는데 25년이 걸린다 이 말씀이 신 건가요.
네. 그 정도 예상이 되고.."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 부채가 28조 원에
달하는 도로공사로서는 또다른 부담을 떠안는
셈입니다.
게다가 통행료 수입만으로는 도로 유지보수·
건설비용을 충당하지 못해 적자폭이 늘어나고
이는 결국 공기업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투자심의위원회를 거친
공공기관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비용 대비
편익이 1.58로 높게 나와 투자금 회수에는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과거 공기업의 부채 누적과 그로인한 공적자금 투입의 사례를 볼 때, 통행료 인하가 결국
국민들에게 무거운 청구서로 되돌아오는
것은 아닌지 꼼꼼히 지켜봐야 할 대목입니다.
MBC뉴스 김태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