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개인 정보를 가리고
진행하는 블라인드 채용을 진행했는데
합격자 가운데 한 명이 중국 국적자로
확인되면서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국가 보안시설 연구자로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을 선발한 건데 연구 기밀 유출에 대한 우려는 물론 전문성이 필요한 출연연까지
굳이 블라인드 채용을 해야 하냐는 실효성
논란까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이승섭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지난 8월,
정규직 연구원을 채용하는 공고를 냈습니다.
출신지와 학교, 성별과 연령 등을 뺀
블라인드 채용이었습니다.
그런데, 합격자 61명의 신원 조사 과정에서
한 명이 중국 국적자로 확인됐습니다.
원자력연구원은 일단 최종 합격을 보류했지만,
이 합격자가 신원을 입증할 서류를 제출하고,
결격 사유가 없다면 채용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국가 보안 시설인 원자력연구원이 외국인을 정규직 연구원으로 채용하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하지만, 외국인 연구원 채용을 두고
민감한 원자력 연구 기밀이 새어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연구원 측은 해당 합격자의
지원 분야와 무관한 연구를 맡기겠다는 등
혼란스러운 모습입니다.
[서민원 한국원자력연구원 소통협력부장]
"원자력 (시설) 해체라든지, 로봇이라든지. 기타 많은 분야에서 보안이나 기밀 누설과 관련 없는 분야들도 많이 있습니다.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2년 전, 고용노동부가 공정한 인재 채용을 위해
공공기관에 도입한 블라인드 채용 제도는
높은 전문성을 요구하는 정부 출연연구기관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워낙 많은 지원자의 자질을 일일이 가려내기에
정보가 지나치게 제한된다는 이유입니다.
[최연택 공공연구노조 정책위원장]
"관련 연구 논문이라든가 연구 분야, 이런 것들을 판단할 수 있는 정보들이 이력 사항에 들어있는데 (검증이 어렵다.)"
블라인드 채용의 실효성 논란 속에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내년부터
17개 출연연구기관을 대상으로
블라인드 방식의 공동 채용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MBC 뉴스 이승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