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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한 맺힌 70년.. 서산 희생사건 발굴 '첫 삽'/데스크

◀앵커▶

대전 산내 골령골 사건과 같이

서산에서도 한국전쟁 당시

대규모 민간인 학살이 이뤄졌는데요,



지난 2008년 진실화해위원회 조사로

국가권력에 의한 학살이 인정됐고,

사건이 발생한 지 70여 년 만에

유해 발굴 작업이 첫 삽을 떴습니다.



김태욱 기자입니다.


◀리포트▶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서산·태안지역 경찰과 해군에 의해

아버지를 잃은 황창순 할아버지.



태어난 지 갓 백일이던 아기는

이제 일흔이 넘은 노인이 됐지만,

아버지가 인민군에 부역했다는 혐의는

그와 자녀의 삶 전체를 에워쌌습니다.




황창순 / 서산유족회 유해발굴추진위원장

"연좌제 때문에 어디 취직도 못했잖아요.

그래서 일찌감치 학업도 포기하고 그냥

남의 집 머슴살이.. 큰아들이 군에 갔는데

특전사를 들어갔는데 거부당하고.."



진실화해위원회는 지난 2008년

서산에서 발생한 부역혐의 희생사건에 대해

진실 규명 결정을 내렸습니다.



조사 결과 희생자는 977명,

희생 추정자까지 하면 최소 1,865명에

달하는 것으로 판단합니다.



대부분 20대에서 40대 남성들로,

국가권력에 희생된 겁니다.




황창순 / 서산유족회 유해발굴추진위원장

"(가해자에게) 자세히 물어보니까 하루에

3~40명씩 실은 트럭차 세 대에서 다섯 대씩을 실어다가 여기서 사살을 했는데 약 20일을

쐈다는 거예요. 여기다가.."



진실화해위원회는 서산 갈산리 방공호 인근

30여 곳에서 집단학살이 일어났다는

진술을 토대로 조사를 진행해 희생자들의

정강이뼈 일부를 발견했습니다.




임나혁 / 진실화해위원회 전문위원

"적법한 절차 없이 민간인들이 부역을 했다는 혐의로 희생된 지역인데, 조금이라도 어떤

희생자분들에 대한 위로나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 진실화해위원회에서 이번에

유해발굴을 시작하게 된 겁니다."



서산 갈산리 일대에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해는 2천여 구.



진실화해위원회는 다음 달까지

희생자 유해 발굴작업을 마칠 계획입니다.




"한 맺힌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오랜 시간

습하고 냉한 곳에서 가족의 품이 얼마나

그리웠습니까.."



MBC뉴스 김태욱입니다.

김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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