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태안 앞바다에서 허베이스피리트호
기름 유출 사고가 난 지 14년이 됐습니다.
사고를 낸 삼성은 3년 전,
2천억 원 넘는 지역발전기금을 기탁했는데,
이 돈이 제대로 쓰이지 않고 있고,
사업도 부실하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자연은 회복되고 있지만
갈등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이승섭 기자입니다.
◀리포트▶
허베이스피리트호 기름 유출 사고 이후,
태안군과 서산시, 당진시와 서천군의
피해대책위원회가 꾸린
허베이사회적협동조합은
지난 2018년 12월, 삼성으로부터
지역발전기금 2천49억 원을 기탁받았습니다.
허베이사회적협동조합의 감사 보고서입니다.
지난 2019년, 장학 사업과 피해민 복지 증진,
어장 환경 복원과 지역 경제 활성화 등
4개 사업에 들어간 돈은 4억 3천여만 원.
그런데, 임직원 20여 명에게 준 인건비는
10억 원이 넘고, 각종 운영비로 40억여 원을
썼습니다.
지난해에도 사업비 9억 원을 지출하고도
인건비는 12억 원 넘게 투입됐습니다.
올해도 눈에 띄는 사업이라고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조합원 만 4천여 명에게
마스크 몇십 장을 나눠준 게 전부입니다.
강학순 전 태안남부수협 유류 피해 대책위원장
"임기 끝난 임원들에 대한 인건비,
어떤 직원의 과실로 회계 규정을 위반해서
수천만 원 지급된 것이라든지. 이런 돈이
목적에 맞는 거냐."
허베이조합이 일부 임원들의 입맛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협동조합기본법과 조합 정관이 있는데도
일부 임원진끼리 만든 협약서로
조합을 운영하고 있고,
감사도 유명무실하다는 겁니다.
최한진 전 근흥면 비수산 유류피해 대책위원장
"(임원진) 9명이 이면 각서를 만들었어요.
정관 이런 것을 무시하고, 정관에 관계없이
모든 문제가 생기면 우리 9인 체제에서
해결한다."
전·현직 유류 피해 대책위원장들은
기금이 법과 조합 정관에 의해
투명하고 정당하게 쓰였는지 가리기 위해
허베이조합을 상대로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습니다.
취재진은 이번 논란의 해명을 듣기 위해
허베이조합을 찾아 질문을 전달했지만,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했습니다.
MBC 뉴스 이승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