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국적으로 민족 대이동이 이뤄지는
추석 명절이지만, 올해만큼은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고향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권고했죠.
고향을 찾는 사람이 크게 줄고, 자연스레
차례상도 간소해지다 보니 연중 가장 큰
대목이라 할 수 있는 추석을 앞두고
전통시장이 큰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 명절의 그늘을
윤웅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통시장에서 17년 넘게 자리를 지켜 온
전 가게.
예년이면 추석을 앞두고 예약이 한 달 전부터
몰려들었지만, 요즘은 문의 전화마저 뚝
끊겼습니다.
일년 전 추석이 벌써 까마득할 정도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진재희 / 전통시장 전집 상인]
"한 달 전에 예약을 했는데
올해는 전화가 없는 걸 보니 안 하나 봐요.
크게 들어오는 게 전혀 없어요. 지금"
명절 선물로, 또 차례상에도 빠질 수 없는
과일은 가게 안팎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습니다.
유례없이 긴 장마와 수해로 과일값이 크게
오른 데다 고향을 찾는 사람마저 줄다 보니
쌓인 과일은 줄지가 않습니다.
[윤영숙 / 전통시장 과일 상인]
"가족들도 오지 말라고 했잖아요. 그러니까 굳이 집안에서 제사를 지내려고들 안 해요. 젊은 사람들도 그렇고 나이 드신 분들도 그렇고.."
특히 치솟는 물가에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은
더욱 팍팍해졌습니다.
배추와 시금치, 애호박 등은 최대 3배나
껑충 뛰었고 빈 장바구니를 든 주부들은
물건앞에서 한참을 고민합니다.
아예 차례상을 차리지 않겠다는 사람들도
부쩍 늘었습니다.
[이윤경 / 전통시장 채소 상인]
"이번 명절에는 (차례를)안한다는 사람이 50% 이상이예요. 그리고 물가가 비싸니까는
배추도 3포기 사갈 것을 1포기 사가신다고요."
고향에 못 가는 대신 선물이라도 하겠다는
사람들로 백화점과 대형마트 선물세트 판매는
오히려 늘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이른바 '랜선귀성'으로
유통업계에서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홍석환 / ㄹ쇼핑 홍보팀 과장]
"올해는 코로나의 영향으로 추석 선물세트가
많이 나가고 있습니다. 전년 대비해서 약 10% 정도의 신장세를 보이고요. 그리고 건강기능 세트 선물이 호조를 보입니다."
사상 유례없는 감염병 사태속에 전통시장엔
대목은 실종됐고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고
있습니다.
MBC NEWS 윤웅성입니다.
(영상취재 : 여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