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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요청] 이름을 적는 기쁨, 복지관 어르신의 백년 인생
안녕하세요. 저는 전북의 작은 산골, 무주에 위치한 복지관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사입니다.
저희 복지관에는 올해 백세를 맞이하신 특별한 어르신이 계십니다.
작은 체구에 옥같이 귀여운 미소를 지닌, 늘 멋스러운 패션 감각을 자랑하시는 어르신입니다.
어르신께서는 6.25 전쟁을 비롯해 우리나라의 어려운 시기를 직접 겪으셨습니다. 지금보다 모든 것이 부족했던 시대, 많은 아이들이 꽃처럼 소중한 삶을 피워보지도 못하고 세상을 떠났던 가슴 아픈 현실 속에서, 어르신께서는 살아남은 것 자체가 기적이었다고 담담하게 말씀하십니다. 출생 신고도 태어난 지 몇 년이 지나서야 이루어질 만큼 당시의 상황은 열악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백세를 맞이한 올해, 어르신께서는 살아있는 하루, 하루가 그저 즐겁고 소중하다고 말씀하십니다.
어르신은 어려운 가정 환경으로 인해 제대로 학교에 다니지 못하셨고, 한글도 배우지 못한 채 성장하셨습니다. 20년 전 무주에 복지관이 문을 열었을 때, 어르신께서는 마치 학생이 학교에 입학한 것처럼 설레었다고 하십니다.
복지관에서 숫자를 읽고, 한글을 배우고, 그림을 그리고, 노래를 부르며 다양한 것들을 직접 경험하고 익히셨습니다. 시계를 보는 일, 이름을 쓰는 일, 버스를 타는 일—누군가에게는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지만, 어르신께는 큰 도전이었습니다. 이름을 쓸 줄 모른다는 것이 부끄러워 늘 뒤로 숨곤 하셨던 어르신께서,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을 또박또박 적어 내려갔을 때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하십니다. 그 순간의 감격을 떠올리며 눈가가 촉촉해지셨던 어르신의 모습을 저는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어르신께서는 80세가 넘어서 배운 한글로 부모님께 편지를 쓰셨습니다. 입으로만 불렀던 그 이름을 처음으로 종이에 적어 내려가며, 말로 다 표현하지 못했던 마음을 온전히 담아내셨습니다. 서툴지만 진심 어린 글씨 속에는 어르신의 가슴 속 깊은 사랑이 고스란히 녹아 있었습니다.
이 세상에는 수 많은 어르신 같은 분들이 계실겁니다. 그래서 어르신의 사연과 늦은 나이에 어르신이 느꼈던 배움의 기쁨을, 평범한 삶의 소중함을 방송을 통해 전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이할 것 없을지 모르지만, 많이 들었던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우리는 평범한 삶에 소중함을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행운이라는 것을, 지금 이 순간에 삶이라는 기적을 잊고 살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어르신과 대화를 나눌 때 저는 그 부분을 다시 깨닫습니다.
어르신의 이야기를 전함을 통해 많은 시청자 분들이 저와 같이 평범한 삶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금 느낄 수 있게 되길 희망하며, 어머니의 방송 출연 검토를 정중히 요청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 2011년 편지 읽는 사진 제공 가능
2. 복지관 내 인터뷰 촬영 협조 가능 (어르신·직원·동료 참여 가능)
3. 문해교실 및 프로그램 장면 촬영 가능
4. 어르신 방송국 동행 등 다양한 협조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