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의 희망곡

정오의 희망곡

12시 00분

사연&축하

파부침주 단상

 

고향 죽마고우들과의 정례모임은 언제나 즐겁다.


어제도 그래서 천안으로 가는 발걸음은


이미 지난봄인 양 그렇게 낭창낭창하기 그지없었다.




성정동에서 만난 우리들은 두 대의 승용차에


나누어 타고 점심을 먹으려 천안시 풍세면 용정리를 향해 출발했다.


차는 쌍용동을 지나 온양으로 가는 큰 차로에서 광덕면으로 가는


방향을 잡았는데 일전과는 달리 쭉 벋은 새로운 차로가 눈에 들어왔다.




“여긴 못 보던 길인데?”물으니 친구들은


이구동성으로 최근에 새로 닦은 길이라고 했다.


“천안이 날로 좋아지는구나!”




내 고향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걸 본다는 건


사랑하는 아들이 장원급제를 하여 금의환향하는 것에 다름 아니라고 여기는 터이다.


그러자 문득 이런 생각이 똬리를 틀었다.




그건 바로 천안시 백석동에서 충남 아산시 염치읍 백암리에


위치한 성웅 이순신 장군의 현충사까지를 이제라도


널찍한 4차선 차로로 다시 길을 내면 어떨까 라는...




최근 허정무 감독이 월드컵 축구에서 아르헨티나에게


4대 1로 패배한 뒤 곧 있을 나이지리아와의 일전 때는


‘파부침주’의 각오로써 싸우겠노라는 비장한 결심을 피력한바 있다.




주지하듯 파부침주(破釜沈舟)는 밥 지을 솥을 깨뜨리고 돌아갈 때 타고 갈


배를 가라앉힌다는 뜻으로써 살아 돌아오기를 기약하지 않고


결사적 각오로 싸우겠다는 굳은 결의를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에서 연전연승의 혁혁한 무공을


세웠던 이면에는 사즉생(死卽生)의 투철한 신념과 더불어


이같은 파부침주(破釜沈舟)의 오롯한 사관까지 역시도 발동하였던 때문의 귀결이다.




지난달에 이장을 마친 선친의 산소는 그간 천안시 백석동에 위치했다.


거기서 아산의 숙부님 댁을 가자면 탕정면을 경유하여 현충사 또한 지나야 한다.




한데 그렇게 가는 길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2차선이다.


전국의 지자체마다 한 명의 관광객이라도 더 끌어들이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관광(여행)은 굴뚝 없는 산업에 비유된다.


<2010 세계 대백제전>이 오는 9월 18일부터


10월 17일까지 장장 한 달간 충남 공주시와 부여군 일원에서 성대하게 열린다.




AD 660년까지 고대국가를 형성하여 동 아시아


문명교류의 찬란한 빛이 되었던 문화왕국이 바로 백제였다.


그래서 말인데 이러한 도시간의 상생(相生)과 공조(共助)의 아름다운


패러다임을 이웃 간의 도시인 천안시와 아산시도 벤치마킹하는 건 어떨까 싶었다.




진부한 얘기겠지만 교통이 편하고 접근성이 또한 용이해야만


그 어떤 관광지라도 관광객이 들끓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