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의 희망곡

정오의 희망곡

12시 00분

사연&축하

쉰 콩나물 반찬

아침에 밥을 먹는데
엄마가 대접에 밥을 퍼서
콩나물, 시금치, 된장찌게를 넣고
슥삭슥삭 비벼서 한입 드시더니
고개를 갸우뚱하시며
"어,, 뭔가 이상한데?"라고 하시는거예요.
저는 영문을 몰라 "왜? 뭐가 이상한데?"묻자.
다시 한입 드셔보시더니
"콩나물이 쉬려고하나보다.."

아마도 무쳐놓은지 몇일지난 콩나물이 살짝 변했다봐요
저는 그럼 먹지말고 버리라며 이야기 했지만
엄마는 아직은 괜찮다고 하시며
비벼놓은 밥한그릇을 다 드셨어요.

평소에도 그럴때마다 드시지말라고 하지만
엄마는 번번히 아깝다며 음식버리면 벌받는다고
오늘까지는 괜찮다고 하시면서 드세요.

출근 준비를 하는데
엄마 표정이 점점 안좋아 보여서
왜그러냐고 하니 괜찮다하셔서 출근했는데
회사에 온지 한시간도 안되서 연락이 왔어요.
갑자기 속이 너무 안좋아서 병원에 가셨다고
아침에 먹은 음식 때문이라는 거예요.
너무 아파 기력이 없는 엄마의 작은 목소리를 들으니
화가 났어요.
"그것봐 내가 먹지 말랬잖아, 아깝다고 먹고 병원가고 더 손해잖아요..."
퉁명스럽게 말하고 전화를 끊었어요.

그런데 전화를 끊고 생각해보니
그 누가 쉰 음식을 먹고 싶겠어요.
조금이라도 아끼겠다는 마음으로 그러셨겠지요.
그렇게 아끼고 모아서 저를 키워주셨겠지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아프고 속도 상하네요.

엄마 아까 화내서 미안해요.
앞으로 내가 돈 많이 벌어서 좋은음식 맛있는 음식 많이 사드릴께요.
그리고 이따가서 죽 끓여드릴께요.
따뜻하게 하고 쉬고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