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축하
작심삼일은 그만!
한평생 단한번도  담배 한 개 피 피운 적인 없지만 30년이 넘는 동안 담배 굴뚝에서 살았습니다.
직접흡연이 아닌 간접흡연으로 말입니다. 흡연 때문인지, 아니면 타고난 체질 때문인지 기관지가 상당히 약한 편입니다. 습도가 높거나 공기가 좋지 않은 곳에서는 목이 먼저 반응을 합니다. 
가끔, 남편의 담배연기에 예민한 목이 반응을 해서 "콜록콜록" 저 깊은 곳에서 기침이 올라오면 괴롭습니다. 
그런 내게 남편은, "참, 특이체질이다. 요정도가 어떻다고 그래?" 하면서 자신의 담배연기가 아닌 내 목구조를 원망했습니다.
딸 역시 나의 체질을 닮았는지 아니면 아빠의 집안에서의 흡연이 원인이었는지 기관지가 약합니다. 
해마다 감기는 아닌 것 같은데 기침을 하는 경우가 한두 번 있었습니다. 올해는 남편이 뒷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우기에 아직은 괜찮지만, 가끔 남편에게 이젠 나이도 있으니 건강을 생각해서 담배를 끊는 것이 어떨까? 하면,
"시끄럽다. 못 끊어. 당신 오빠들한테나 담배 끊으라고 해. 만약, 처남들이 담배를 끊으면 나도 그날로 담배 끊는다."
이 말은 담배를 끊을 의사가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담배 끊기가 얼마나 힘든데, 당신이 오빠들 담배 그만 피우라고 해봐 그게 되나 어림도 없지  오빠는 오빠고 자신은 자신이지 뭔 상관입니까?.
아무튼 그렇게 두 오빠를 방패막이 삼았습니다.
가끔 가족모임에 가면 세 남자 굴뚝을 만듭니다, 오빠든 남편이든 아니 아무 상관없는 사람이든 담배는 백해무익이라 누구라도 끊으면 좋은 것입니다. 해서, 오빠에게
"오빠 담배 끊지. 아직 실컷 못 피웠나. 내가 신랑에게 담배 끊으라 했더니 오빠 담배 끊으면 자기도 끊는데?"
큰오빠는 웃으면서 묵묵부답. 작은오빠는 "끊긴 끊어야지. 지금은 아니고" 였다.
이 말은 역시 골초인 당신 오빠들이 담배를 끊을 턱이 없기에, 나는 담배를 끊을 생각이 전혀 없노라 하면서 오빠들을 방패막이 삼았습니다. 나 역시 오빠들이 금연을 한다는 것은 남편이 금연을 하는 것과 동일하게 어려운 일이라 포기를 하고 살았습니다.
해서, 이제 성인이 된 조카에게는 "담배만큼은 절대로 배우지마라."라고 이야기합니다. 백해무익한 담배, 금연의 고통이 없이 애초에 배우지 않는 것이 상책입니다.
남편은 현재 임플란트를 하고 있어서 금주, 금연을 해야 합니다. 헌데, 금주는 되는데 금연은 되지 않습는다. 치아에는 아무리 자주 스켈링을 해도 누런 담뱃진이 배여 있습니다. 담배와 20년 도 넘게 친구 먹은 댓가입니다. 원래 치아가 그리 튼튼한 편이 아닌데 담배를 그리 피우니 어찌 좋을 수 있을까? 
그러다 얼마 전 큰오빠가 임블란트를 하게 되었습니다. 동지를 만났나, 임블란트 선배로서의 조언이랄까 통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술 담배 끊은 지 20일 째야. 담배는 생각이 안 나는데, 술이 좀 생각나"
"형님은 저와 반대네요. 저는 술은 안 마셔도 괜찮은데, 담배는 계속 피우고 있습니다."
전화를 끊은 후, 친정 식구 중 마지막 담배동지 작은오빠에게 전화를 합니다.
"작은 형님, 큰 형님 담배 끊은 지 20일 되었다고 하네요."
"나도 지금 담배 끊은 지 10일 되었는데"
뭐시라? 친정모임의 마지막 담배동지가 사라지는 순간입니다. 남편은  "이번 설에는 아무래도 처갓집 못가겠다." 혼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이 그리 달갑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 "다들 담배 끊으면 나라도 피워서 나라에 이바지해야지."
그런 세금은 어째 그리 잘 내나? 차라리 연말정산을 별스럽게 하지 말고 세금환급이나 덜 돌려받고 세금내지. 나 참 기가 막혀서.
"처남들 담배 끊으면 당신도 끊는다며?"
"좋다. 나도 담배 끊는다."
딸 아이게 가서 남편은,
" 아빠 담배 끊는다. 좋아?"
" 좋지. 그런데 과연 아빠가 끊을 수 있을까?"
지금 이 순간부터! 그건 마음에 듭니다. 미루지 않아서. 바로 담배는 내가 치웠습니다. 이제 금연 7일째입니다. 지난주에  보건소에서 금연클리닉에 남편과 가서 금연상담을 하고 금연보조제등을 받아왔습니다. 검사를 하니 며칠 담배를 피우지 않아서 수치가 낮게 나왔다 합니다.
한편으론 '과연 끊을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그렇더라도 금연을 시도하지 않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고. 아이와 제 앞에서 공식선언을 했으니 적어도 집에서는 담배피우는 것이 힘들 것이기에 아무래도 담배를 피우는 양이 줄 것이고. 이 기회에 담배를 끊는다면 그것만큼 좋은 것이 없을 것이고. 아무튼 이번에 내가 사랑하는 세 남자 모두 금연에 성공하기를....화이팅!
연말부터 시작된 약속이니 연초에 작심삼일처럼은 안되겠지요~~
만약에 소개가 된다면 저희남편에게 잘했다고 칭해줄 건강식품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