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게시판
내생애 최고의 선물 - 컵라면
안녕하세요~
더운 날씨이지만 다음주 휴가 계획을 생각하면
잠깐 행복해 지는 하루입니다~
아침마다 은하씨께서 내 생애 최고의 선물을 글로 남겨달라고
하실때마다...
전 2004년 3월을 떠올린답니다~
대전에 살던 남자친구(지금의 신랑)와 청주에 살던 전
멀지만 가까운 곳에서 연애를 했답니다
함박눈이 내리던 날 대전에서 올라온 남친에게 사랑 고백을 받고
저희는 결혼을 약속하게 되었답니다.
저에게 그런 뜻깊은 날에 눈은 낭만 그 자체였습니다.
저는 결혼후에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지 않고 청주로 출퇴근을 했습니다
그런데...
임신 5개월차이던 2004년 3월 5일..
이날은 대전, 청주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억할 것입니다.
눈이 내리는 관계로 국도로 출근하는 것을 포기하고 유성 IC에서 진입을 해서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가는데
눈이 정말로 너무나 많이 내렸습니다.
신랑에게 사랑 고백을 받던 그 날의 눈은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하늘에서 눈을 퍼붓는 것 같았습니다.
전 청원 IC를 지나 폭설로 결국 고속도로에 갇히고 말았습니다.
저를 포함한 많은 차들이 고속도로에서 꼼짝도 못 했습니다.
추운데 차 기름이 얼마 없어 난방도 제대로 못 하고 있었습니다
임신했을때에는 화장실에도 자주 가게 되는데
화장실 갈 만한 곳도 없고 정말로 힘들었습니다.
아침에 간단히 요기를 하고 출근하던 차였는데..
차안에는 먹을 것도 없고
차안에 군것질거리라도 사둘것을 후회 많이 했습니다.
아침 8시부터 고속도로에 갇히게 되어 꼼짝도 못 하는 저..
그날 따라 핸드폰의 배터리는 왜 또 없는건지..
신랑에게 저의 위치를 대충 알려주고 전 차안에서 꼼짝도 못 하고 상황만 지켜보았습니다.
제가 걱정이 된 신랑은 회사에서 한시간 일찍 퇴근해서
무릎까지 찬 눈길을 두시간을 걸어 저를 찾아왔습니다.
그때의 감동이란...
하루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 한 저를 위해
신랑은 한시간을 걸어 나가
컵라면 6개와 음료수를 사왔습니다.
컵라면 뚜껑을 열어보니 물은 온데간데 없고
띵띵 불어 면만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어느것보다 너무나 맛있는 컵라면이었습니다.
그 컵라면은 단순히 컵라면이 아니라
신랑의 사랑이 듬뿍 담긴 컵라면이었습니다.
전 그 컵라면을 먹으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저희는 밤 12시가 넘어서야
임시로 고속도로 중앙분리대를 철거한 곳으로
하행선을 타고 집으로 돌아 올 수 있었습니다.
고속도로에서 16시간을 있었던 것이었죠.
지금도 눈은 이제 저에게 낭만이 아니라 끔찍한 악몽이랍니다.
하지만 컵라면은 저에게 내 생애 최고의 선물로 남아있답니다
신청곡 뜨거운 감자- 고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