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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음식-엄마표마요네즈와 사라다
대전 문화방송 창사 기념일이 1주일 남았네요. 방송을 들으면서 글을 쓰긴 처음이네요. 후
생일 1주일전이면 많이 설렜었는데 이젠 제 생일도 잊고 살기가 일쑤지요 뭘
생일음식에 대해 은하님이 말씀하셨을 때부터 생각나는 게 있었는데 이렇게 늦게야 용감하게 글 남깁니다.
뭐 대단한 건 아닙니다. 우리 엄마표 마요네즈와 우리집식 사라다입니다.
엄마표 마요네즈는 엄마가 직접 우리 삼남매를 앉혀놓으시고 큰 식용유와 달걀노른자로 직접 마요네즈를 만들어주셨던 걸 말하는데요. 요 마요네즈의 핵심은 한 방향으로 겁나게 많이 돌려야 완성된다는 겁니다. 엄청요. 팔이 아프도록요. 삼남매가 돌아가면서 마요네즈를 만드는 동안 엄마는 감자와 달걀을 삶으십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사라다를 만들기 위해서요. 엄밀히 말하면 삶아서 만드는 것이라서 사라다가 아니지만 우리는 그렇게 불렀습니다. 푹 삶은 달걀과 감자를 까고 으깨는 것도 저희들의 몫이었죠. 큰 양푼에 감자를 으깨고 달걀을 뭉개다가 다 만들어진 노오란 엄마표 마요네즈를 듬뿍 뿌리는 건 언제나 제 차지였습니다. 제가 사라다 귀신이었거든요. 사과와 배, 감 등 온갖 과일과 양배추와 당근도 잘라서 샐러드로 무치기도 했습니다만 저의 생일날엔 엄마표 마요네즈를 얹은 사라다가 반드시 있어야 했고 또 있었답니다. 가난했지만 포근하고 따뜻했던 삼남매의 생일날 엄마는 안드셔도 배부르시다는 표정으로 사라다를 먹는 저희를 바라보시곤 했습니다. 세월이 지나 고급스러운 샐러드 바에 가도 어릴 적 먹던 그 맛은 나지 않더군요. 느끼함보다 사랑이 넘쳤던 우리집 생일 사라다 드셔보시고 싶지 않으신가요?